[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코스피, 사상 최고치 찍으며 화려한 폐장… ‘동학개미’가 지킨 2020 증시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코스피, 사상 최고치 찍으며 화려한 폐장… ‘동학개미’가 지킨 2020 증시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1.04 09:33
  • 호수 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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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폭락장에 1400대로 곤두박질 쳤던 코스피 지수가 불과 10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인 2873.47로 한해를 마감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거래소는 12월 30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2020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을 진행했다. 이날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코스피 지수는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시장 참여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인 2800선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1월 2200선에서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글로벌 리스크에 하락하는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2월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추락하기 시작했고 3월 중순에는 1439.4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19년 만에 주식시장 및 주식 관련 선물·옵션시장의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스’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빠르게 국내 증시는 회복하기 시작했고, 단 2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한데 이어 4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으로 원상복구 됐다. 상승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과 개인이 번갈아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400선을 돌파했고, 단기간에 2500, 2600 고지를 탈환했다. 

더불어 지난 12월 4일엔 2700, 24일엔 2800선을 연달아 뚫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올해의 마지막 날에도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고, 꿈의 숫자인 ‘3000’ 시대 개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코로나 폭락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울 때 개인투자자들은 대거 주식을 순매수하며 한국 증시의 버팀목이 됐다. 이에 ‘동학개미’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연초부터 12월 22일까지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금액은 65조4000억원(코스피 47조9000억원, 코스닥 17조4000억원)에 달한다. 종전 최대치인 2018년 10조9000억원(코스피 7조원, 코스닥 3조8000억원)에 비해 6배 수준이다. 주식 거래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4.8%에서 올해 76.2%로 11.4%p 증가했다.

증시에 실탄이 넘치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건 단연 ‘공모주’였다. 포문을 연건 지난 7월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이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당시 323대 1의 경쟁률을, 당시 사상 최대인 30조9899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상장 첫날에는 ‘따상(공모가 2배 가격 시초가 후 상한가)’에 이어 3거래일까지 ‘따따따상’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증시 활황을 타고 엉덩이가 무거웠던 대형주들도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30일 삼성전자는 종가기준으로 역대 처음 8만원을 넘어선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달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100조원에 불과 14조원을 남겨뒀다.

코스피 3000 시대를 열 주역은 ‘2030’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대란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한 2030세대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해외주식시장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퇴근 후엔 미 증시 시간외거래를 확인하고, 유튜브를 보며 주식 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열리는 오후 11시 30분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이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주식투자에 빠진 개인들도 급증하면서 신용부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공여 잔고는 19조3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신용공여 잔고 규모가 9조207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안 돼 빚이 2배 이상 불어났다.

투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언제 거센 파도와 돌풍을 만날지 모른다. 지금처럼 항상 순풍이 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과도한 낙관론과 자신감을 경계하고 언제 찾아올지 모를 하락장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증시는 들어가는 것보다 빠져 나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격언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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