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한노인회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장 “노인은 ‘다모작’ 인생으로 성취감 느끼고 국가에도 기여해야”
김성태 대한노인회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장 “노인은 ‘다모작’ 인생으로 성취감 느끼고 국가에도 기여해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1.04 09:54
  • 호수 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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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갈수록 간편·친화적… 경로당서 애완로봇과 대화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사회봉사단체 만들어 봉사활동 활발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과거의 노인은 은퇴해 복지의 대상이었지만 초고령사회에선 경제주체가 돼 본인 스스로도 성취감을 느끼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

2020년 12월 22일 창립한 대한노인회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을 이끄는 김성태 원장(66)의 말이다. 

이어 “‘은퇴했으니 나는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노인이 되는 것”이라며 “과거의 인식과 틀에서 벗어나 이모작도 아닌 다모작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노인은 자기가 쌓아온 경력과 지혜, 지식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사회에 기여도 하며 경제력 갖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고 국가와 사회는 그런 일이 가능하게끔 경제적 구조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우리 미래연구원은 사회 전체의 제도 개선에 필요한 싱크탱크로서 정책을 연구하고 교육도 시키고 정부에 대안 제시를 통해 미래지향적으로 국가와 사회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28일, 대한노인회에서 만난 김 원장에게서 초고령사회의 문제점과 노인의 역할에 대해 들었다. 김성태 원장은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을 역임하고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이 하는 일은.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사회·경제·문화 등 전반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인터넷 등 융복합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사회로서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중심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모니터링 플랫폼 속에서의 노인 건강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플랫폼이란 특정 장치나 시스템 중에서 이를 구성하는 틀이나 또는 골격을 지칭하는 용어다.

-창립 배경은.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시절, 고령화 추세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에 닥칠 큰 도전이 무엇인가를 분석하기 위해 미래 대응을 잘하는 북유럽의 강소국들을 방문하기도 하고 세계 각국의 미래전략 연구에 대한 결과물 분석도 했다. 그 결과 앞으로 세계를 관통하는 큰 줄기는 ▷초고령사회 ▷고위험사회 ▷첨단기술의 보편화(스마트사회의 일반화) ▷인간가치 중심의 중요성 등 4가지이다. 이 중 앞의 두 가지가 우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며 이에 잘 대처해야만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원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

김성태 원장(왼쪽)이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창립식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함께 기념촬영했다.
김성태 원장(왼쪽)이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창립식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함께 기념촬영했다.

-초고령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고령화 연구 대가들은 인간 건강수명이 120세까지 가능하다는 이론을 내놓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세수와 노동 인구의 감소이다. 심각한 저출산, 가속화되는 초고령화로 노동 가능한 젊은 층은 줄고 부양해야 하는 노년층은 늘어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해법은 무언가.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 앨빈 토플러가 산업혁명을 ‘제2의 물결’, 그 다음의 정보사회를 ‘제3의 물결’이라고 칭했다. 저는 이를 기반으로 정치·경제·사회가 모두 바뀌는 현상을 ‘제4의 물결’이라고 봤다. 바로 ‘플랫폼’ 사회이다. 이 사회는 개방과 공유, 협력과 창의가 시대 가치가 된다. 호텔업이 에어비앤비로, 택시가 우버로 되는 게  그 예이다. 방금 말한 시대 가치에 핵심이 되는 키워드가 바로 노동의 문제이다. 산업사회는 일터에 나가 출근도장을 찍고 일하는 식의 하드워킹이지만 제4의 물결에선 시간, 장소 관계없이 서로 협력하고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고 시너지를 내는 스마트워킹이다. 초고령사회에선 평생직장, 하드워킹의 개념으로는 안 된다. 자기에게 걸맞은 일을 찾아 유연하게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쉽게 이직하고 그걸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서양의 직업 개념과 같은 것이다.”

-노인일자리를 예로 들자면.

“농업의 경우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농작물을 재배·판매하는 ‘스마트 팜’은 많은 인력도 필요하지 않고 나이가 많아도 가능하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그에 대해 재력이 있는 시니어들이 투자도 하면 소득 보장도 되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노인일자리라고 허드렛일이 아닌,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게 국가와 본인들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건강한 사회가 된다.”

-노인은 스마트폰 사용도 어려워하는데.

“제가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시절 실버 층을 위한 컴퓨터, IT, 스마트폰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첨단기술도 점점 보편화되고 쉬워져 AI가 들어간 음성 인식은 훨씬 간편하고 친화적이다. 경로당에 애완로봇을 갖다놓고 간단한 문답을 나누며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김성태 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 영어교육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과 행정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여성정치발전인상, 자유한국당 국정감사 우수의원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국회의원 시절 기억에 남는 활동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야당 간사로 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여는 양자정보통신(양자를 이용한 안전한 방식의 보안기술)법을 제정했고 기업이 기존의 규제에서 벗어나 신기술·신산업 도입을 가능토록 하는 규제샌드박스법을 만드는데 참여하기도 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 인사의 도덕적 의무) 실천에 앞장선다고.

“사회 지도층이 헌신과 봉사를 함으로써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스마트엔젤스운동본부를 만들어 많은 기업인들도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다양하게 했다. 또 사회봉사단체를 이끄는 리더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NGO(비정부 기구) 단체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단체끼리 서로 연결해주는 일도 했다.”

-초고령사회에서의 노인의 역할이라면.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한다. 지식과 지혜, 경륜의 결정체가 가장 빛나는 단계가 노인이다. 이제는 연령을 잣대로 (70세니까)그만 두라고 하는 시대가 아니다. 80이 넘어서도 사회에 기여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환경과 생태계를 만드는 게 대한노인회의 역할이며 우리 미래연구원이 그 일을 맡아할 것이다.”

김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비롯 역량이 출중한 분들이 노인회에 들어와 손을 잡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일한다”며 “미래 지향적으로 대한노인회가 이런 일들을 하는 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장 약력

▷경남고, 서울대 사범대 영어학 학사 ▷미 위스콘신 매디슨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미 조지아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행정대학원 원장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간사 ▷대한노인회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장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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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음박선협 2021-01-06 10:20:07
포부실현을 위한 비대면 플랫폼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비대면시대가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지금 바로 내 놔주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