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서 운영하는 ‘디지털배움터’… 지난해 어르신 등 17만명 디지털 소외서 탈출
전국 17개 시도서 운영하는 ‘디지털배움터’… 지난해 어르신 등 17만명 디지털 소외서 탈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1.09 15:09
  • 호수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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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여개 교육장서 무료로 강의… 온라인 교육, 일대일 방문교육도 실시 

초급부터 4개 과정… 스마트폰 사용법, 유튜브 영상제작 등 수준별 수업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권영섭 한국원로만화가협회장은 그간 ‘로봇찌빠‧심술통‧호박씨‧맹꽁이‧야로씨’ 등 한국 만화사에 큰 획을 그은 협회원들의 대표 캐릭터를 알리기 위해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디어들이 무산됐고 고민 끝에 협회에서 직접 알리는 방법으로 선회했다. 이때 권 회장이 찾은 것이 ‘디지털배움터’였다. 권영섭 회장은 “동영상 편집 등 다양한 디지털 활용법을 쉽게 배웠고 만화 캐릭터의 디지털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형 디지털 뉴딜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전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디지털배움터)이 어르신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을 높여 주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근무, 영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이 보편화됐지만 어르신을 비롯한 소외계층은 되레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다. 키오스크(무인결제기), 온라인 장보기 등 사회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어르신 세대 상당수가 여전히 디지털 활용 역량이 떨어지고 배울 곳도 마땅치 않아 고통받고 있는 것.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부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을 통해 디지털배움터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배움터는 디지털 소외계층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각종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다. 

운영을 총괄하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17개 광역지자체별로조달청을 통해 공모해 사업자를 선정한 뒤 디지털배움터 개수에 맞춰 교육인력을 배정하고 있다. 보통 주민센터나 마을회관, 경로당, 평생학습관 등을 활용한다. 서울, 대구‧경북, 인천 등은 ‘한국생산성본부’, 경기는 ‘프로보’, 충북은 ‘에스엘아이평생교육원’ 등이 위탁운영하는데 1월 현재 전국에 1400개 이상 디지털 배움터가 운영되고 있다. 

기차표 예매, 은행앱 사용법 등 교육

교육은 크게 ‘디지털 초급’, ‘디지털 생활’, ‘디지털 중급’, ‘디지털 특별’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디지털과 친숙해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초급반에서는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와 SNS 사용법 등을 알려준다. 생활반에서는 교통‧금융‧공공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거나 경제‧사회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를 교육한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 사용법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장을 보고, 배달음식을 시키고, 기차표를 예매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된 디지털배움터는 4개월간 17만여명이 수료하면서 어르신 디지털 교육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 디지털배움터와 이동형 디지털배움터 등에서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는 모습.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된 디지털배움터는 4개월간 17만여명이 수료하면서 어르신 디지털 교육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 디지털배움터와 이동형 디지털배움터 등에서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는 모습.

중급반과 특별반은 수준이 높아진다. 중급반의 경우 젊은 사람들도 쉽게 하기 어려운 동영상 편집과 유튜브 채널 운영 방법 등을 소개하고 특별반은 관심분야별 특화 학습 및 개별화 학습으로 디지털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신청방법도 간단하다. 먼저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디지털배움터.kr)에 접속한다. 이후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교육 신청하기’를 클릭해(모바일은 우측 상단 ‘三’을 누른 후 ‘교육 신청하기’ 터치) 신청하면 된다. 이 과정이 다소 어렵다면 역시 홈페이지 첫화면 상단에 있는 ‘디지털배움터 찾아보기’를 누르고 제일 하단에 있는 각 지역별 사업단에 문의해 교육을 신청하면 된다. 

또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본지와 디지털배움터 경기사업단(프로보)이 함께 진행하는 온라인 특강(신청문의 010-6451-7162)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이동 디지털배움터도 운영

특히 디지털배움터는 코로나19 확산 위기 상황에서도 교육 방식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5인 이내 집합교육, 일대일 방문교육, 온라인 교육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충북 괴산·영동·옥천 등 시골 지역에선 강사와 서포터즈들이 버스를 타고 마을을 찾아다니며 교육하는 ‘이동 디지털배움터’(에듀버스)도 운영한다.  

이런 노력 덕에 디지털 취약계층의 생활 속 어려움을 해소하고, 새로운 인생 기회를 제공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넉달간 교육 이수생이 17만명에 달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757억원으로 예산을 확대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1대1이나 소규모 교육 위주로 문제없이 잘 진행했다”면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공공도서관협의회 등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지자체별 사회적기업과 공공도서관 등으로 디지털배움터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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