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재훈련 치료로 소리에 덜 신경 쓰면 일상 회복
이명, 재훈련 치료로 소리에 덜 신경 쓰면 일상 회복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1.09 15:15
  • 호수 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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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증상과 치료

‘삐~’ ‘윙~’ 등 소리 들리는 이명…신체 내부의 소리가 들리는 수도 있어

귓속 염증이나 난청 등 원인 질환 치료…금연‧금주 등 생활습관도 중요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강원도에 사는 신모 어르신(76)은 한 달 전 라디오로 음악을 듣다가 ‘삐-’ 소리를 처음 들었다. 라디오 소음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가만히 있는데도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외부에서 나는 소리인 줄 알고 가족들에게 몇 차례 물었는데, 자신에게만 들리는 소리라는 것을 자각한 후 병원을 찾았다. 검진 후 이명 진단을 받은 신 어르신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명은 특정한 질환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어떤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특정한 소리가 들린다는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 보통 ‘삐’ 소리나 ‘윙’ 소리같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소리가 계속되면서 심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집중력 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28만여명이었던 이명 환자는 2018년 32만명으로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40대 이상의 성인 23%가 이명을 겪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건국대학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신정은 교수는 “이명 증상은 일부 환자의 경우 미래의 청력 손상이나 치매 같은 뇌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구적 신경 손상의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은 맥박 소리나 심장 뛰는 소리 등 신체 내부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는 타각적 이명과 ‘삐~’ ‘윙~’ 등 본인의 귀에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으로 나눌 수 있다.
이명은 맥박 소리나 심장 뛰는 소리 등 신체 내부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는 타각적 이명과 ‘삐~’ ‘윙~’ 등 본인의 귀에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으로 나눌 수 있다.

◇타각적 이명과 자각적 이명

이명은 타각적 이명과 자각적 이명으로 나뉠 수 있다. 타각적 이명은 신체 안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주로 맥박 소리나 심장 뛰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는 달팽이관 내 동맥이나 모세혈관에 혈액이 몰리거나 귀 근처의 모세혈관 또는 경동맥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혈관이 좁아진 경우, 귀 근육의 수축, 염증으로 인한 울림, 턱뼈 움직임에 따른 삐걱거림, 악성빈혈, 철분 결핍성 빈혈일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타각적 이명은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다른 사람도 들을 수 있는 신체 내부의 소리에 대한 반응이다.  

자각적 이명은 대부분의 이명 환자들이 겪는 것처럼 다른 사람은 전혀 듣지 못하는데 본인의 귀에만 ‘윙~’하는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기계음 소리, 휘파람 소리 등이 들리는 경우를 말한다.

자각적 이명은 귓속이나 청신경, 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 경로와 이와 연결된 신경계통에서 비정상적인 과민 반응으로 인해 생길 수 있고, 심한 중이염을 앓았거나 내이염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귀속 청각 세포나 주위 세포에 손상을 주는 약물 사용과도 연관이 있다. 이명을 유발하는 약물로는 고용량의 아스피린, 해열-진통 소염제, 우울증 치료제, 이뇨제, 말라리아 치료제, 먹는 피임약, 항암제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귓속에 벌레가 들어가거나 귓밥 등이 차면서 이명을 느끼기도 하고,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 등 특정 질환의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스트레스나 영양결핍,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이명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두 증상 모두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조용한 환경에 놓이거나 어떤 일에 집중할 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명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소리 인식 덜하게 하는 재훈련 치료

만약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지속적으로 나는 것을 경험했다면 반드시 원인에 대한 검사 및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진단을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귀 안팎의 진찰을 받아 귓속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순음 청력 검사와 이명도 검사 같은 청력 검사는 이명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검사를 종합한 후 뇌간 유발 반응 검사, 측두골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을 시행한다. 또 일부 환자는 피검사, 혈압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임신 반응 검사 등을 받기도 한다.

이명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진찰과 검사를 받고 원인을 찾는다. 귓속 염증,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과 같은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병에 맞는 약물을 처방받는다. 뇌혈관 이상이나 청신경 종양 같은 경우는 별도의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명 치료 방법의 하나로 ‘이명 재훈련 치료’가 있다. 이명 재훈련 치료는 환자 본인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과 인식을 차단, 궁극적으로 이명에 귀 기울일 때를 제외하곤 이명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방법이다. 상담치료와 소리 치료로 이명 소리를 중요하지 않은 소리로 판단하게 해 이명을 의식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여 장기간 또는 단기간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신정은 교수는 “이명은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고, 평소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명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소음이 많은 환경을 피하고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는 게 좋다. 또 숙면을 위해 노력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항생제나 이뇨제 등을 먹고 있다면 성분을 확인해 이명 부작용이 없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명 증상이 자주 느껴진다면 의사에게 미리 알려 적절한 대체 약품을 찾아야 한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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