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충남 서산시‧공주시 등 취약계층 위해 빨래방 서비스… “우리 동네 어르신들은 빨래 걱정 없어요”
서울 동작구, 충남 서산시‧공주시 등 취약계층 위해 빨래방 서비스… “우리 동네 어르신들은 빨래 걱정 없어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1.15 13:11
  • 호수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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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에서 운영 중인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에서 근로자들이 이불을 세탁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운영 중인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에서 근로자들이 이불을 세탁하고 있다.

대형 세탁기‧건조기 등 마련해 빨래 수거‧세탁‧배달 원스톱 서비스

서산시‧공주시 등 빨래터엔 쉼터도 마련… 주민 힐링공간으로도 활용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양호(85‧가명) 어르신은 단칸방에 혼자 사는데 세탁기를 놓을 자리조차 없어 빨래를 자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동작구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을 알게 됐고 서비스를 신청해 수시로 세탁을 맡기면서 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살게 된 것이다. 김 어르신은 “매번 새 옷처럼 빨아주고 건조까지 해서 가져다줘 세탁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지자체들이 지역 내 빨래방을 열고 홀몸어르신, 중증 장애인 등 빨래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세탁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형 빨래방과 달리 주기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까지 제공한다.

동작구의 경우 2015년 관내 본동 경동아파트 상가 1층에 3억2000만원을 들여 뽀쏭뽀송 발래방을 마련했다. 100㎡의 장소에 50㎏ 용량의 세탁기와 건조기, 장난감 및 신발 건조기 등을 들여놨다. 한번에 열 가구의 빨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규모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운영비는 매달 600만원 가량이 투입된다.

초기부터 자활근로사업의 하나로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 위탁운영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5명의 자활근로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빨랫감을 수거한 후 세탁은 물론 배달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빨래를 수거‧배달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의 안전을 체크하는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홀몸어르신과 중증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대상인데 처음 이용 시에는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후에는 빨래방에 전화만 하면 편하게 세탁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당 기간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800가구 이상이 이용했고 개소 이래 연평균 1000가구 이상이 세탁서비스를 받고 있다.

동작구 관계자는 “이동식 빨래방이 제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언제든지 수시로 이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강원 태백시 황연동에서 운영하는 ‘일사천리 맞춤형 대형이불빨래방사업’도 호평을 받고 있다. 빨래를 수거해 배달하는 방식은 동작구와 비슷하지만 대형이불 빨래만 전문으로 하고 직접 빨래방을 운영하는 대신 지역의 민간 세탁전문업체를 활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연간 사업비가 200만원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 덕분에 2020년 행정안전부 ‘주민생활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백시는 한여름에도 새벽에는 한기가 느껴지는 고원 도시로 단열도 제대로 안 되는 낡은 주택에서 사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두툼한 솜이불은 사시사철 생활필수품이다. 문제는 어르신들의 통돌이 세탁기로는 이불 빨래를 엄두도 못낸다는 점이다. 어르신들에게 이불 한 채에 2만원 가까이 드는 세탁비를 부담하며 전문업소에 맡기라고 하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황연동행정복지센터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홀몸어르신, 장애인 등의 큰 이불을 수거해서 세탁한 후 다시 집으로 배달해주게 됐다. 사회복지단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과 세탁전문 민간기업인 다인실업이 힘을 보태면서 사업을 처음 시행한 2017년 8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200채가 넘는 대형이불을 수거하고 세탁해 배달했다. 

황연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 사업으로 꼽은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지자체로 공유·확산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와 공주시도 수거부터 세탁까지 원스톱으로 빨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빨래방 일부에 사랑방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산시의 도란도란 빨래터는 2020년 주민생활 혁신사례 확산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된 사업으로 20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운영된다. 취약계층에게는 찾아가는 무료 이불 빨래서비스를, 동민들에게는 쉼터를 제공한다. 동문1동 통장단협의회·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공동체(9개 사회단체)가 협업으로 운영하며, 25명 내외의 자원봉사자가 이불세탁 및 청소 등 시설물 관리와 운영을 돕고 있다. 1일 평균 2~3가구가 이불 세탁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쉼터에는 하루에 15명 내외가 꾸준히 방문해 동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공주시의 ‘계실리 행복 빨래터’는 지역 내 취약계층 및 어르신들이 세탁을 하면서 이웃주민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는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계실리 마을 공동기금으로 마을주민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해 조성된 행복 빨래터는 연중무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마을 주민들이 직접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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