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꼭 지켜야 할 ‘승객안전 최우선’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꼭 지켜야 할 ‘승객안전 최우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1.22 13:27
  • 호수 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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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중학생 때 일이다. 평소처럼 친구들과 놀기 위해 약속 장소로 향했는데 한 친구의 얼굴이 자못 심각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며칠 전 택시에서 빨리 내리려고 뒤를 안보고 문을 열었다가 뒤에서 오던 오토바이가 문짝에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고 했다. 다행히 친구는 다치지 않았지만 택시기사가 화를 내면서 수리비 200만원을 청구해 전전긍긍했던 것이다. 중학생이라 돈을 마련하기도 힘들고 부모님한테 말하면 혼이 날까 두려웠던 친구는 잔뜩 겁을 먹었다. 그러다 결국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서 부모님한테 말했다. 그리고 반전이 일어났다. 

친구의 아버지도 당시 개인택시기사였는데 이야기를 듣자 마자 화를 냈다. 그런데 그 대상은 친구가 아닌 택시기사였다. 택시기사는 목적지까지 승객을 데려다주는데서 역할이 끝나지 않고 안전하게 하차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내리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전적으로 택시기사 잘못이라는 것이다. 

이에 친구의 아버지는 해당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택시기사가 적반하장식으로 나오자 본인 역시 택시를 몬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제야 사태를 파악한 기사는 자신은 법인택시기사라면서 수리비의 절반이라도 주면 안 되냐고 요청했다. 이미 자식이 마음고생한 사실에 분노했던 친구의 아버지는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지난 1월 20일 한 20대 여성이 버스기사의 부주의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하차 시 롱패딩 끝자락이 뒷문에 걸렸는데 버스기사가 이를 확인하지도 않고 출발해 참변을 당한 것이다. 버스기사들 역시 승객의 안전한 하차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해당 기사는 이를 등한시했고 결국 과실치사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운송업 종사자들은 취객을 비롯한 진상 고객들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 폭행을 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승객들의 안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필자 역시 지난해 이사 전까지 매일 버스를 탔다. 내리기도 전에 버스가 출발해서 다칠 뻔한 일도 발생했다.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지만 상당수의 버스기사들은 문을 완전히 닫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닫으면서 출발한다. 이외에도 무정차는 기본이고 딴 생각을 했는지 하차벨을 무시하고 정류장을 지나치는 일도 수없이 목격했다.

이번 사고를 한 개인의 실수라고만 치부한다면 같은 사고는 재차 반복될 것이다.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전면적인 조사와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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