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홀로, 어둠을 견딜 때
[디카시 산책] 홀로, 어둠을 견딜 때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21.01.22 14:02
  • 호수 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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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어둠을 견딜 때

소망이 하늘에 닿고

스스로 빛나기를 기다리는 찰나,

억만 겁 순간과 순간이 그 사이에 있더라도

 

나도 모르는 더운 입김이 

이 밤을 완성하리


우리에게 시간은 무엇일까. 빅뱅이 있어 마침내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고 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1초와 1초 사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의 조각들이 들어차 있는지 알 수 없고, 어쩌면 영겁의 시간이 그 1초와 1초 사이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 홀로 앉아 밤하늘을 바라볼 때 아무리 칠흑 같은 밤이라도 하늘은 캄캄해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소망이 하늘에 닿아 스스로를 빛내는 몸이 되면 비로소 하루의 밤이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어둠은 밤으로부터 잉태되고 밤은 다시 어둠이 사라져야 다음의 어둠으로 가는 것이니, 흘러가고 있으면서도 흘러가는 것을 알 수 없는 한 순간이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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