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낙상 후 가벼운 통증도 지나치면 안 돼요”
“어르신, 낙상 후 가벼운 통증도 지나치면 안 돼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1.22 14:49
  • 호수 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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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빙판길 낙상 시 발생할 수 있는 질환과 예방법
그림=연합뉴스
그림=연합뉴스

넓적다리 움직일 때 심한 통증 느껴지면 고관절 손상여부 검사해야

외출 시 언덕길 우회하고 장갑 꼭 착용…보행기나 지팡이도 활용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연이은 한파와 눈 소식에 낙상 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낙상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발생한다. 요즘과 같은 날씨에는 길이 미끄럽고 두꺼운 외투로 활동성이 떨어지면서 낙상 사고의 위험이 더 커진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어르신들은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쉽게 허리뼈나 엉덩이뼈가 부러질 수 있다”며 “간단한 타박상 정도로 생각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더 큰 고생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낙상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발목 염좌부터 고관절 골절까지 질환의 증상과 낙상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발목 접질렸을 때 움직이지 말고 최대한 고정

발목 염좌는 발목이 심하게 비틀리거나 접질렸을 때 발목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들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일상에서는 ‘발목이 삐었다’ 또는 ‘발목을 접질렸다’고 인식된다. 

최초 발생 시에는 손상 정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붕대를 감거나 부목을 덧대 발목을 최대한 고정해야 한다. 만약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쳤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겨울철 갑작스러운 폭설과 한파로 인한 빙판길은 발목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주로 발목 염좌가 많이 발생하는데 통증이 견딜만하다고 방치할 경우 인대가 느슨한 상태에서 아물게 돼 수시로 발목이 삐끗하는 만성 발목 불안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발목 염좌가 생기면 통증과 부종, 압통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통증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발목 관절염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염좌라 하더라도 의료기관에 방문해 초기에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 염좌가 생겼을 때는 발목을 쉬게 하고, 부종 및 통증이 있는 곳에 3~4시간마다 20~30분씩 얼음찜질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정비오 교수는 “부종을 줄이는 데는 붕대로 발목의 손상 부위를 압박하거나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다리를 올려놓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1~2주 지나면 통증 및 부종이 감소하고, 2~6주에는 정상적으로 발목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낙상 후 고관절 붓고 넓적다리 움직이기 어려울 땐 골절 의심

낙상 후 다리를 움직일 때, 특히 넓적다리 부분을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고관절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 부위로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해준다. 

낙상 후 고관절 부위가 붓고 자주색 멍이 들거나 골절 후 다친 다리가 반대쪽에 비해 짧아졌다면 고관절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2차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예방과 신속한 처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는 “고령자들은 고관절을 다쳐도 단순 허리 통증으로 여겨 치료를 미루거나 참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합병증은 욕창, 요로감염, 폐렴 등이 있다. 또 한 번 낙상 사고를 경험한 후에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외부 활동을 꺼리게 된다. 이럴 경우 근육이 퇴화되어 근력이 더 약해지고, 근력 약화로 낙상의 위험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빙판길 조심하고 낙상 후에는 병원 찾아야

무엇보다 낙상사고는 예방이 중요하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줄이고, 볼 일이 있다면 기온이 올라가는 낮에 처리한다. 몸을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근육이 위축될 수 있으니 낮에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한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겨울에는 관절과 근육이 다른 때보다 굳어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며 “또 추위로 인해 근육이 떨려 일부 운동효과가 있으므로 평소보다 운동량을 20% 줄이고, 실내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운동 후에는 샤워를 해 빨리 땀을 씻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몸을 따뜻하게 한 후 따뜻한 물을 마셔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낙상 예방을 위해 ▷길을 나서기 전 물, 눈, 얼음 등을 체크하고 눈길과 빙판길을 조심하고 ▷경사진 도로나 보도블록이 튀어나온 불규칙한 지면 도로 등은 우회해 이용하며 ▷승강기가 있는 건물이라면 계단보다는 승강기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기보다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뒷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미끄러지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보행기나 지팡이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은주 교수는 “뼈 밀도가 낮은 어르신들은 겨울철 골절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상처를 입었을 경우 가벼운 외상 정도로 쉽게 생각해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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