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갑질’ 롯데하이마트, 지점장 부당발령에 숨져…'회사는 승승장구?'
‘만성 갑질’ 롯데하이마트, 지점장 부당발령에 숨져…'회사는 승승장구?'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1.01.26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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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고참 지점장에 명예퇴직 제안, 거부 시 ‘면지점장’ 발령” 주장
지난 4분기 영업이익 218% 증가…당해 전지점장 명예퇴직 제안도

“저성과자 낙인찍어 폐기물 처리하듯이 내버려…부당행위 근절돼야”
‘대답 않는’ 롯데하이마트…협력업체 갑질로도 공정위 ‘철퇴’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만성적인 ‘갑질’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철퇴를 맞은 롯데하이마트가 매장 지점장에 대한 부당발령과 명예퇴직 강요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롯데하이마트는 비합리적인 기준으로 ‘저성과자’로 분류해 이에 해당하는 고(高)직급 지점장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강요하는가하면 이에 응하지 않으면 ‘역량강화’라는 명분으로 왕복 100km 출퇴근 거리에 있는 매장에 파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일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218% 증가하는 등 롯데쇼핑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롯데하이마트 지점장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갑질 부당발령을 강력히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고(高)직급 지점장에 대한 롯데하이마트의 명예퇴직 강요와 부당발령을 고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롯데하이마트 지점장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갑질 부당발령을 강력히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고직급 지점장에 대한 롯데하이마트의 명예퇴직 강요와 부당발령을 고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

“2년 전 롯데하이마트 지점장 중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료 선후배의 곁을 떠났습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롯데하이마트 지점장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갑질 부당발령을 강력히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고(高)직급 지점장에 대한 롯데하이마트의 명예퇴직 강요와 부당발령을 고발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회사의 갑질로 인해 한 명의 지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공황장애로 고통을 받는 지점장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롯데하이마트가 ‘고참 지점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년 치 실적만으로 인사고과를 매기고 이를 바탕으로 하위 30퍼센트 지점장들을 ‘저성과자’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가령, 지금껏 성과가 좋았더라도 작년 2020년 한 해 성과가 좋지 않았다면 ‘저성과자’로 분류되는 셈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이 저성과자들에게 명예퇴직과 ‘면지점장’ 중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고 한다.

A씨는 “명퇴 제안을 거부한 16명의 지점장들은 지점이나 지사도 아니고 본사 역량강화팀 소속으로 자기 집에서 45~50km 떨어진 매장으로 파견 근무 발령이 났다”면서 “매일 2시간30분~3시간의 시간을 출퇴근에 허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회사는 직급이 낮고 나이가 어린 지점장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직급이 높고 나이 많은 고참지점장들만 부당한 명퇴 혹은 ‘역량강화’ 대상자로 분류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전지점장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씨는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 조치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하고 있다. 그는 “취업규칙에도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고참 지점장들을 정리하기 위해 졸속으로 기준을 마련하고, 갑자기 기습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홀로 성장하는 롯데하이마트…롯데그룹에 잘 보이기 위한 '갑질'?

청원인은 무리한 구조조정 원인에 대해서는 “회사 창립 이래 한 번도 영업이익 적자를 본 적이 없으며, 2020년에도 전년대비 매출 신장 했고, 영업이익은 대폭 신장했다”면서 “새로 부임한 대표이사와 영업본부장이 그룹 수뇌부에 잘 보이기 위해 부화뇌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조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67.3% 각각 증가했다. 지난 4분기 매출액도 9607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추정되며 각각 전년동기대비 약 2.7%, 21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롯데하이마트는 롯데홈쇼핑과 더불어 롯데쇼핑 성장을 견인하는 쌍두마차 중 하나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동우 전 사장이 롯데하이마트의 최대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으로 꼽힌다. 2014년까지 지지부진하던 롯데하이마트는 2015년 이동우 사장 이후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993억과 2075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이동우 전 사장의 갑질 논란에도 재신임했으며, 이 전 사장은 ‘신동빈의 남자’로까지 불리게 됐다. 이동우 사장의 롯데지주 대표이사 취임 이후 롯데하이마트는 영업본부장이었던 황영근 전무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청원인은 “회사 창립 이래 한 번도 영업이익 적자를 본 적이 없으며, 2020년에도 전년대비 매출 신장 했고, 영업이익은 대폭 신장했다”면서 “새로 부임한 대표이사와 영업본부장이 그룹 수뇌부에 잘 보이기 위해 부화뇌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하이마트 이동우 전 사장과 황영근 현 사장.(사진=롯데)
하이마트 이동우 전 사장과 황영근 현 사장.(사진=롯데)

갑질 온상 하이마트, 매출 신장에 법 위반도 ‘올패스’

[본지]는 해당 청원과 관련해 사실 확인과 입장을 듣기 위해 롯데하이마트에 접촉했으며 △고직급 지점장에 대한 명예퇴직 강요와 역량강화팀 운영 여부 △인사고과 기준과 저성과자 분류 사실 △약 100km가 넘는 거리의 근무지 발령 △지난해 전지점장 명예퇴직 제안 사실 여부 △인사조치 사전 공유 여부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롯데하이마트는 공정위로부터 지난해 12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직접 매입한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납품업체 31곳으로부터 1만4500여명의 직원을 파견 받고, 인건비를 모두 납품업체에 전가했다.

또 파견 직원에게 소속 납품업체의 제품 뿐 아니라 타 회사의 제품까지 판매하게 했으며, 판매목표와 실적마저 관리했다. 뿐만 아니라 상조서비스 가입,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등의 업무는 물론 하이마트 매장 청소, 주차장 관리 등에 동원시켰음이 사실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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