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국가정책 바꿀 결정적 분기점… 국정목표, ‘성장’에서 ‘행복’으로 전환을”
“코로나는 국가정책 바꿀 결정적 분기점… 국정목표, ‘성장’에서 ‘행복’으로 전환을”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1.01.29 14:58
  • 호수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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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원 발행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서 주장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코로나19는 국가정책을 변화시킬 ‘결정적 분기점’이다. 먼저 국정목표를 성장에서 행복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성장지상주의가 환경 파괴로 이어지고, 환경 파괴가 바이러스를 창궐시켰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에서 김미곤 세종특별자치시 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코로나 시대의 사회변화와 사회정책 패러다임’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김미곤 원장은 대런 애스모글루 미 MIT대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하버드대 교수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사용한 ‘결정적 분기점’이란 개념을 인용하고 있다. 애스모글루는 결정적 분기점에서 포용적 제도를 채택하느냐, 착취적 제도(소수 강자의 이익을 추구)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발전 정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입증했다. 포용적 제도의 성격을 지녔던 공화정 시대 로마는 강한 나라를 건설했으나 착취적 제도로 전환된 제정 로마는 패망의 길을 걸었던 게 대표적인 예다. 

김미곤 원장은 코로나19가 일종의 분기점이라면서, 변화의 정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전과 이후로 구분한다고 말한다. 

생태학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의 근본원인으로 성장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 물신주의가 초래한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이윤과 성장을 추구하는 데 열중한 나머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포함한 생태계가 대대적으로 파괴되었고, 거기에 자본, 물자, 사람의 대량 이동을 끊임없이 부추기는 신자유주의적 자유무역 논리까지 합세하여 지금과 같은 파국적 상황을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염병 등의 재난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게 전개되고 이는 사회변혁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중세 말기에 발생한 페스트(흑사병)는 농노와 하층민의 큰 희생을 초래하였고, 이로 인해 농노제를 유지할 수 없게 돼 근대로 이행했다는 설도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에 따르면, 1918년 스페인 독감 때 유럽과 미국에서는 인구의 0.5~1%가 사망했지만, 가난한 인도에서는 6%가 사망했다. 

재난의 불평등성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미국인 사망자의 70%는 아프리카계라고 한다. 실제로 시카고의 경우 지난해 4월 초 흑인 인구 비율은 32%인데, 코로나19로 인한 흑인 사망자 비율은 두 배가 넘는 67%에 이르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도 1998년 IMF 경제위기 때와 유사하게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사회병리현상(자살, 이혼 등)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러한 위기로 인해 국가의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목표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한다. 국정목표를 ‘성장’에 둘 경우, 경제정책은 이윤 주도 성장으로 나타나고, 이는 다시 노동시장에서의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빈곤과 불평등이 악화되면 복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다.

따라서 국정목표를 ‘행복’으로 바꿈으로써, 경제정책은 포용적 성장으로 나타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개선되며, 포용적 복지로 이어지는 일관된 흐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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