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균 경기도 양평군수 “어르신 무병장수 돕는 게 공직자 도리… 경로당 시설도 개선”
정동균 경기도 양평군수 “어르신 무병장수 돕는 게 공직자 도리… 경로당 시설도 개선”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2.05 13:25
  • 호수 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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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균 양평군수는 “양평의 친환경토종농산물로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양평의 친환경토종농산물로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분회장·경로당 회장 활동비 조례 제정해 지원… 노인사회서 드문 일

쌀·감자·배추 등 토종종자 198종 수집…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책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기도 양평군수의 집무실 풍경은 여느 지자체장의 그것과 다르다. 각종 서류와 책자들로 가득한 책상 위 벽면에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1947~2011년)의 사진이 걸려 있고 한편에 농산물 종자를 담은 용기들과 현대적 감각의 신축건물 조감도가 전시돼 있다. 사진, 종자용기, 조감도 이 세 가지가 정동균 양평군수를 특징 짓는 핵심 키워드이다. 

정 군수는 ▷‘영원한 민주주의자’로 추앙 받는 김근태 전 장관을 정신적 지주로 가슴에 품은 채 ▷양평의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토종농산물 육성·확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어르신 복지증진을 위한 호텔 수준의 노인복지관을 신축 중이다.

지난 1월 말, 정동균 군수를 만나 민선 7기 출범 2년 7개월의 성과와 노인복지정책을 들었다.

-경로당 코로나 방역은 잘 되고 있는지.

“지난해 열두 달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 군청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 확산을 막아내느라 애쓴 일들이 지나고 보니 보람도 있더라. 어르신들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토종농산물 덕분이 아닌가 한다.”

-토종농산물이 건강을 지켜준다고.

“94세 연세에도 밭에서 일하시는 건강한 어르신을 뵌 적이 있다. 평소 드시는 음식이 토종농산물이었다. 수백 년의 기후변화를 이겨낸 우리 농산물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토종종자를 수집하기 시작해 양평참밀·자주감자·토종배추 등 198종을 모았다.”

-토종씨앗으로 무엇을 할 건가.

“경기도의 1340여만 인구,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양평이 책임진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농업정책을 펴고 있다. 우선 토종종자를 보유한 업체(농우바이오)와의 종자교환 등을 통해 양평군만의 특화된 품종을 선정, 친환경농가에서 생산해 판매함으로써 고품격·고소득의 농업시장을 개척해나가려고 한다.”

또 다른 정책은 민간 영역에서 농산물의 다품목 소량생산으로 성장하도록 로컬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운면 가현리 일원 3만4000㎡ 부지에 토종자원보존 거점단지를 조성 중이며 12개 읍·면 마다 3000여평 부지에 토종작물 채종포(종자 채취를 위한 밭)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여기서 생산된 토종벼의 일부를 올 하반기에 상품화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간다. 

정 군수는 “토종쌀로 지은 밥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맛도 있어 아이들도 잘 먹고 토종옥수수도 마찬가지”라며 “토종종자를 살려가는 건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한 외래 농산물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종자·식량 주권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양평의 농산물 온라인 매출이 훨씬 많아졌고 덩달아 젊은 농업인들이 바빠졌다”고 덧붙였다. 

정 군수는 “서울시민들의 주말농장 터를 제공해달라는 구청장들의 요청이 많다”며 “농사기술을 가진 어르신들이 도시인  대상의 주말농장으로 농토를 대여하고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면 농사를 짓지 않고도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몸도 편안해 진다”고 말했다.

-노인복지정책을 소개해 달라.

“어르신들이 병원 가지 않고 건강히 100세까지 사시도록 돕는 게 공직자의 도리이다. 어르신들이 경로당 좌식생활을 힘들어 하셔서 식탁 등을 입식으로 바꿔 드리고 있다. 또 미세먼지로 고생할 때 전 경로당에 공기순환기를 보급하기도 했다.”

정 군수는 “어르신들은 국가에 헌신하고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위한 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행여 자식에 누가 될까 어려운 상황을 애써 감추려 한다”며 “공직자 모두가 ‘매의 눈’으로 면사무소에 나오시는 어르신을 유심히 살펴 필요한 것을 여쭙고 해결해 드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정동균 양평군수(오른쪽)와 김용녕 대한노인회 경기 양평군지회장이 군수실 앞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했다.
정동균 양평군수(오른쪽)와 김용녕 대한노인회 경기 양평군지회장이 군수실 앞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했다.

정 군수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김용녕 경기 양평군지회장은 “효심이 남다른 군수께서 노인이 요청하는 건 다 들어주시려고 최선을 다한다”며 “자체적으로 부지를 확보한 경로당에만 건물을 지어주는 타 지자체와 달리 땅까지 마련해 경로당을 지어주는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다. 

정 군수는 경기연합회가 추진하는 1사1경로당 사업에도 적극 협조해오고 있다. 총 110여곳의 기관·단체가 경로당과 결연을 맺고 총 6억여원 상당의 지원을 해주었다. 

-분회장·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을 조례로 제정했다.

“시기적으로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의회의 협조를 얻어 지난 1월부터 매달 분회장 7만원, 경로당 회장 5만원씩을 드리고 있다. 보훈단체에도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6·25 전쟁, 월남전의 상이군인과 미망인, 유복자 등 유족에게 올해부터 일괄적으로 20만원씩 드리고 있다.” 

정동균 군수는 양평 출신으로 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이다. 한때 건설업에 종사하다 2005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으로 정치에 입문, 민주당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양평가평여주지역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8년 7월 양평군수에 취임했다.

-정치입문 계기는.

“양평 출신으로 재야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김근태 전 장관께서 동향인 저를 끔찍이 위해주셨다. 그분을 모시고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까지 외길을 걸어왔다.”

-정치 철학이라면.

“‘따듯한 동행’이다. 공직자들이 어르신 잘 섬겨 행복한 양평 만드는데 함께 하자는 의미이다.”

-양평의 노인들에게 부탁의 말이 있다면.

“일단 집에서 나오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주민자치센터에 시설들이 잘 돼 있다. 맞춤형 프로그램에 강사도 보내드리고 공간도 마련해 드릴 테니 나오셔서 친구 분들과 여가생활을 즐기시기를 바란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건.

“서울서 들어오는 길이 팔당대교 하나뿐이라 교통체증이 심하다.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가 빠른 시일내에 착공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하나는 공설화장장이다. 이곳엔 화장장이 없어 인제, 춘천 등지로 나가야 한다. 유족들의 고생을 덜어주기 위해 공설화장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평군은 양평읍 공흥리에 도·군비 250억원을 들여 2023년 완공 목표로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283㎡의 노인복지관을 신축 중이다. 정동균 군수는 노인복지관 조감도를 가리키며 “컴퓨터를 가르치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최첨단의 노인복지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곳에서 어르신들이 휴머니스트의 일상과 같은 여유롭고 안락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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