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 후엔 조금씩 자주 식사…단백질 꼭 섭취를
위암 수술 후엔 조금씩 자주 식사…단백질 꼭 섭취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2.05 15:11
  • 호수 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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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의 증상과 치료

짠 음식 등 자극적인 식단이 위암 발생 위험 높여…탄 음식도 발암 원인

초기엔 별 증상 없다가 구토‧속쓰림 나타나…조기 수술 땐 대부분 완치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강모 씨(55)는 건강검진 시 위내시경 검사로 위암을 발견했다. 평소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해서 검사 결과를 보고 당황했지만, 조기 위암으로 수술 없이 내시경 시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 안심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위암은 원칙적으로는 위에 생기는 모든 암을 일컫는 말이지만, 주로 위점막의 선세포에서 발생한 위선암을 말한다. 

위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 점막에서 발생한 위암 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위벽을 파고들어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을 지나 위 밖으로 퍼지고 위 주변의 림프절로도 전이된다.

유성선병원 소화기내과 김새희 전문의는 “최근 국가 암 조기 검진 사업, 건강 검진 내시경 검사의 증가와 내시경 기기의 발전으로 전체 위암 중 조기 위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62%까지 증가했다”며 “조기 위암의 경우 적절한 치료 시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위암의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짠 음식과 헬리코박터균 등이 위암 원인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을 지나가면서 점차 소화된다. 그런데 위 다음에 있는 십이지장이나 소장 등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위라는 커다란 주머니가 음식물을 잠시 저장하고 있으면서 십이지장과 소장이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만 넘어가게 한다. 위는 음식물이 넘어와 잠시 저장돼 있는 동안 몸속의 음식물이 위액과 잘 섞이도록 움직인다. 그러면서 위산뿐만 아니라 여러 소화액을 분비해 음식물이 다음 소화기관에서 잘 소화될 수 있게 한다. 

위는 소화기관 중 소화가 아직 되지 않은 상태의 음식물이 가장 오래 머물러 있는 장기인 만큼 음식물에 포함된 발암 물질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기다. 특히 짠 음식은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키고 궤양을 생성해 발암 물질이 쉽게 작용하도록 한다. 또 위 점막에 감염된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만성 위염이 지속되면서 위암이 발생할 수 있고, 유전적인 요인과 흡연, 환경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전선병원 위장관외과 황성호 전문의는 “발암 물질이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 등으로 인해 위 점막 세포의 유전자 형질이 변하면서 위암이 발생할 수 있고, 까맣게 탄 음식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은 내시경으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환인한 후, 내시경에 달린 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위암 전 단계인 선종(대장의 용종 격)이 생긴 조기 위암 환자에게 적용된다. 	자료=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은 내시경으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환인한 후, 내시경에 달린 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위암 전 단계인 선종(대장의 용종 격)이 생긴 조기 위암 환자에게 적용된다. 자료=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

◇수술은 개복‧복강경‧로봇 등으로 나뉘어

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기 어렵지만, 진행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고, 걸리는 느낌이 든다. 식후 곧바로 구토가 나거나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안 돼 묵직하고 더부룩해진다. 또 명치끝이 아프거나 공복 시 또는 식후에 속이 쓰린 증상이 나타난다. 속이 메스껍고 구역질이 나고, 트림을 자주 하게 되거나 입안에서 역한 냄새가 날 수 있다. 몸무게가 줄어들고 자주 피로감을 느끼거나 어지럽고, 배가 불러오고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조기 위암은 내시경 시술로도 치료할 수 있다. 내시경 시술 후에는 통상적으로 6개월 또는 12개월 간격으로 위 내시경 검사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위암 수술은 내시경 시술의 범위를 벗어나는 조기 위암부터 3기 위암까지 해당되며, 위암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고 위와 그 주위의 국소 림프절에 국한되어 있어 수술로 모두 제거할 수 있을 때 시행하게 된다. 

접근 방법에 따라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로 나뉜다. 개복수술은 전통적인 수술 방법으로 명치부터 배꼽 부위까지 복부를 절개하고 암이 포함된 위와 그 주위의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방법이다. 복강경수술은 배를 크게 열지 않고 작은 구멍들만 내 몇 개의 관을 복강에 삽입한 뒤 그것을 통해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로봇수술은 수술 기구를 복강 안에서 여러 각도로 자유롭게 꺾을 수 있고 3차원 영상을 보면서 시행해 복강경 수술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 영양 관리 필수…조금씩 자주 먹어야

위암 수술 후에는 식습관을 조절하고 영양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김지혜 영양사는 “하루 세 번만 식사해서는 필요한 양을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하루 5~6번 정도 충분히 식사하고 간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암 수술 후에는 위에 음식을 저장하는 공간이 줄어들고, 음식물이 소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소량씩 자주 먹고, 과식을 피해야 한다. 또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고, 먹기 전에 여러 번 잘라서 먹는 게 좋다.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 너무 많은 양의 물이나 음료를 섭취하면 음식물이 소장으로 아주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김지혜 영양사는 “수술 후 식사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단백질 식품”이라며 “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육류의 경우 갈거나 부드러운 형태로 조리해서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반대로 잘 씹기 힘든 음식, 찰진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너무 거친 야채나 긴 미역, 다시마, 매생이 같은 해조류나, 잘 넘기기 힘든 고구마 같은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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