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 실종 걱정 덜어주는 ‘지문등록제’
치매 어르신 실종 걱정 덜어주는 ‘지문등록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2.19 10:58
  • 호수 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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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등 사전 등록시스템’이 최근 잇달이 실종됐던 치매노인을 신속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어플을 이용해 지문을 등록하는 모습.
‘지문 등 사전 등록시스템’이 최근 잇달이 실종됐던 치매노인을 신속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어플을 이용해 지문을 등록하는 모습.

미리 등록해두면 큰 도움… 실종 어르신 1시간 만에 찾아줘

경찰서 방문하거나 안전드림 앱 통해 집에서도 쉽게 등록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1월 31일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에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A(81) 어르신의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사우나에 갔다가 아들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하지만 A어르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2013년에 경찰청이 운영하는 ‘지문 등 사전 등록 시스템’에 A어르신의 사진을 비롯한 각종 신상정보를 입력해둔 덕분에 발 빠르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지문 등 사전 등록 시스템’(이하 ‘지문등록제’)이 치매 노인을 비롯한 아동의 실종 사건에서 제 역할을 해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만 17세 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면서 의무적으로 지문을 등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채취한 지문은 주민등록법에 의해 범죄자 신원 조회 등에만 제한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개인 신상에 관한 최소한의 정보만 담겨 있고 보호자를 비롯한 현재 모습 등은 담겨 있지 않아 실종 치매노인을 찾는데 활용하기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지문등록제다. 지문등록제는 2012년 실종아동법(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보호자가 사전에 18세미만 아동·지적장애인·치매환자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 정보를 경찰청에서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에 입력하는 제도다. 실종 시 경찰이 등록된 자료를 활용해 보다 신속히 찾아줄 수 있다.

치매노인 4명 중 1명만 가입

이 제도의 효과는 크다. 현재 지문 등록이 안 된 치매 어르신이나 실종 아동을 가족에게 되돌려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일이 넘지만 지문을 등록하면 1시간 이내로 현저하게 짧아진다. 혼자 배회하는 아동의 경우 기관에 넘겨져 보호라도 받지만 치매 노인은 다르다. 성인이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이 상대적으로 덜미쳐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다만 아직 제도 정착까지는 갈길이 멀다. 치매 환자의 실종 신고는 2015년 9869명에서 지난해 1만2272명으로 크게 늘고 있지만, 지문 등 사전 등록시스템에 등록된 치매 환자는 많지 않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치매환자 61만2724명 가운데 해당 시스템에 지문과 사진 등을 등록한 이는 16만6126명(27.1%)밖에 되지 않는다. 이 시스템에 등록된 18세 미만 아동의 비율이 55.8%인 것에 비해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호자들이 치매 등 개인 병력을 밝히길 꺼리는 데다 보호자의 상당수가 60대 이상 고령자이다 보니 시스템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문 등 사전등록은 가까운 경찰서 또는 지구대에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해 등록할 수 있으며,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서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인식표 발급 및 경찰서 안전드림(안전Dream)을 통해 사전지문등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직접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고자 등록 대상자가 다수인 기관이나 단체에서 신청할 경우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현장방문등록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매장에서도 가능하다. 가까운 유플러스 매장에 방문하면 매장에 비치된 인쇄물 및 직원 안내를 받아 쉽고 편하게 지문 등록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매장서도 등록

지문 등록은 통신사 관계없이 전국 142개 유플러스 매장에 방문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가까운 지문 등록 매장은 LG유플러스 홈페이지 이벤트 메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보호자가 스스로 모바일 안전드림 앱을 이용해서 집에서 안전하고 간편하게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단 모든 휴대폰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삼성(갤럭시 S4~S20 등), LG(G2~G8 등), 애플(아이폰5 이후 모델)에서 제조한 일부 스마트폰 기종만 가능하다. 

지문등록을 위해선 먼저 스마트폰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 접속해 ‘안전Dream’을 검색해 앱을 내려받는다. 이후 앱을 실행하고 좌측 상단에 ‘지문사전등록’을 터치하고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동의에 체크한다. 여기까지 마치고 화면에서 지시하는 대로 ‘휴대폰 본인 인증’을 거치면 사전등록을 진행할 수 있다. 지문 등록 대상자 정보와 보호자 정보를 차례대로 입력하면 되는데 지문은 ‘오른손 검지’를 촬영하면 된다. 

이외에도 꼭 신체 특징 등도 간략하게 적어두는 것도 실종 사건 발생시 빠른 해결에 효과적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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