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한호 대한노인회 충북 괴산군지회장 “경로당 보조금 전용, 괴산군수 협조로 해결… 큰 성과”
경한호 대한노인회 충북 괴산군지회장 “경로당 보조금 전용, 괴산군수 협조로 해결… 큰 성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2.19 13:47
  • 호수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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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도맡아하는 분회 사무장 활동비 지원…분회장·경로당 회장에도

40년 교사 생활하며 도 육상대표 선수 육성… 소년체전 7연패 달성 기록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한호(82) 대한노인회 충북 괴산군지회장은 가는 곳마다 뚜렷한 성과를 내는 능력 있는 노인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경 지회장은 교사로 재직할 당시 도 대표선수를 육성, 소년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은 후 분회장 시절엔 번듯한 분회 건물을 지었다. 그리고 지회장 취임 불과 1년여 만에 분회장과 사무장, 경로당 회장의 활동비 지급이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경한호 지회장은 2019년 9월에 취임했다.

지난 2월 초, 괴산읍 동진천길 노인회관에서 경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의 성과와 라이프 스토리를 들었다.

-경로당 코로나 방역은 잘 되고 있는지.

“경로당 회장과 직원들이 함께 충전용 자동소독기로 방역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한국식약처로부터 안정성을 검증 받은 소독약품으로 관내 전 경로당 박멸 작업을 두 차례 했다.”

-군청에서 지원해준 것인가.

“‘그린 F5’라는 방역소독업체와 개인적으로 접촉해 도움을 받았다. 서울대학병원 등 대형병원과 전국 소방서 119구급차량을 대상으로 살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인력과 차량·장비, 약품 등 일체를 지원 받았다. 그 분들 덕에 코로나 걱정을 덜었다.”

-괴산군지회를 소개해 달라.

“11개 읍·면 분회, 338개 경로당에 회원은 1만2300여명이다. 저를 포함 직원이 총 13명이다. 노인 인구가 군민(4만여명)의 33%를 넘어섰다. 산수가 좋은 이곳으로 대도시 귀촌·귀농인이 많이 찾아와 인구가 느는 추세다.” 

-취임 이후 어떤 일들을 했는지.

“가장 큰 성과라면 분회 사무장에 대한 처우 개선이다. 면마다 노인일자리가 80~120개가 되는데 그 일 처리가 만만치 않다. 매달 서류 작성에다 수시로 지회를 방문할 일도 생긴다. 노인들이 서로 하겠다고 나서기 때문에 자칫 싫은 소리 들을 때도 있다. 그런 일들을 분회 사무장이 도맡아 수고하지만 그분들에 대한 수당이 한 푼도 없었다. 군수께 여러 차례 요청을 해 올해부터 활동비(5만원)를 줄 수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숙원사업의 하나였던 노인지도자들에 대한 활동비 지원 문제도 해결했다. 매달 분회장 10만원, 경로당 회장 5만원씩 지급하게 된 것이다.

-노인일자리 제공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지회도 있다.

“그렇게 할 경우 자격 미달이 있을 수 있다. (노인일자리는)기초연금 수급자라야 가능하고 또 여타 국가사업에 참여해 단돈 5만원이라도 받으면 할 수가 없다.”

-경로당 보조금 전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이번에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 경로당 보조금 중 연료비는 남아서 반납하고 운영비는 모자라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연료비는 줄이되 대신 운영비를 늘리는 방안을 군수께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문제는 연료비가 국비, 도비, 군비가 합쳐져 나오는 것이라 군수도 재량권이 없다는 점이다. 처음에 난색을 표하던 군수께서 고심 끝에 군비를 조절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선거 공약으로 노인일자리 확충을 내세웠다. 잘 되고 있는지.

“노인에게 일자리는 가장 중요한 복지 중 하나이다. 제가 와서 일자리를 1200여개로 늘렸다. 9988행복지키미, 경로당운영도우미, 청소년선도봉사, 환경지키미 등의 일이다. 그리고 사무국장과 취업센터장이 함께 피눈물 난 노력 끝에 민간취업율도 150%를 달성해 지난해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간취업은 어떤 업종인가.

“숲이 많은 관계로 묘목을 심는 일자리가 대종을 이룬다.” 

인터뷰에 배석했던 신동규 괴산군지회 사무국장은 “이곳은 자원도 부족하고 큰 공장도 적고 어르신을 쓰겠다는 업체도 드문 척박한 고용 환경”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차관리제도가 정착이 되는대로 노인회에 넘겨주겠다는 내용을 군청과 협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청과는 협조가 잘 되는지.

“노인회가 요청하는 건 가능한 다 들어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군수께서 지회도 자주 방문해 직원들 격려도 해주시고 노인대학 입학·수료식, 경로당 개소식 등 각종 행사에 꼭 참석하신다. 읍·면 시찰 중엔 경로당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해주려 애쓰신다.”

경한호 충북 괴산군지회장(앞줄 중앙)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경 지회장 오른편이 신동규 사무국장.
경한호 충북 괴산군지회장(앞줄 중앙)이 지회 건물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경 지회장 오른편이 신동규 사무국장.

경 지회장이 취임한 이후로 이차영 괴산군수는 노인회에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공기청정기와 한궁을 전 경로당에 보급했거나 보급할 예정이며, 입식으로의 전환을 위해 경로당 한 곳 당 300만원의 예산을 책정, 소파를 마련해주었다.

경 지회장은 “노인회 말고도 군이 지원하는 단체가 400곳에 달해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서도 공간이 협소한 경로당, 화장실이 외부에 있는 경로당 개보수에도 적극 지원해줘 고마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한호 지회장은 청주대학교를 나와 40여년 교직생활을 했다. 괴산군체육회 후원회장, 괴산군육상연맹회장, 충북육상연맹대의원을 지냈다. 퇴직 후 연풍면의 경로당 회장과 연풍면 분회장, 괴산군지회 부회장을 지냈다. 

-교직 생활의 보람이라면.

“육상선수 경력을 바탕으로 도 대표 선수를 육성해 소년체전 7연패를 달성한 기록을 갖고 있다. 청주체육관에 가보면 7연패 달성을 기념하는 커다란 탑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집에서 가까운 경로당의 회장을 2년여 하다 주위 권유로 분회장을 8년 가까이 했다.”

-분회장 시절 잊지 못할 일이라면.

“군수로부터 4억원을 지원 받아 연건평 90여평의 2층 건물을 근사하게 지었다. 군에선 건물만 지어줄 뿐 내부집기에 대한 지원은 없다. 친지 도움도 받고 자식들도 닦달해 TV, 소파에다 노래방 시설까지 완벽하게 해놓았다.”

경 지회장이 분회장 시절 만든 연풍노래교실이 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50명의 합창단원이 유니폼을 입고 지회장 취임식을 비롯 노인회 행사에서 흥겨운 노래로 분위기를 띄운다. 경 지회장은 “노래방 시설 활용을 궁리하던 중 마침 가수 출신의 귀촌인도 흔쾌히 노래봉사를 해주겠다고 해 가능했다”고 창단 배경을 소개했다.

-또 다른 숙원사업은.

“직원들의 업무에 쓸 소형차량이 절실하다. 그리고 상식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하루 종일 일에 매달리는 직원들 얼굴 보기가 미안하다. 하루 빨리 대한노인회가 법정단체가 돼 지자체에 손 벌리지 않고도 직원들의 합리적인 처우개선이 이뤄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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