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무원·간호사 출신 회원 모두 치매강사
영정사진 찍어주고 경로당 전기시설도 점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에서 치매예방교육을 하는 한편으로 간호사 출신 회원이 건강체조를, 요양사 자격증을 가진 회원이 건강 식단을 살펴봐준다.”
회원의 주특기를 살려 봉사 효과를 극대화하는 클럽이 있다. 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 군산시지회 소속의 멋진인생자원봉사클럽. 이 클럽의 이갑록 코치(70)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회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 정성어린 봉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 후 “사진을 잘 찍는 회원이 영정사진을 찍어주고 한전 출신의 회원이 경로당 전기시설을 손봐주며 시청 공무원을 지낸 회원이 민원도 해결해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8월에 결성된 이 클럽은 60대 후반~70대 중반의 남녀(남 14, 여 6)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교사, 공무원, 간호사, 회사원 출신들로 군장대학교서 실시한 치매교육강사 프로그램을 이수해 웃음치료 및 치매강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한 달에 2~3회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예방교육을 해오고 있다.
교장 출신의 이갑록 코치는 “ 주말마다 하루 7~8시간씩 교육을 받고 강사 자격증을 획득했다”며 “전북 보건당국과 군산보건소가 발간한 책자 등 각종 자료를 참고해 자체 제작한 치매예방훈련지(A4 크기, 20쪽 분량)로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돌봐드린다”고 말했다.
치매예방교육 내용은 전문가 수준으로 크게 건강체조, 대인관계, 섭생으로 나눠 진행된다. 신문에서 복사한 건강체조법을 경로당 벽에 붙여놓고 회원들이 따라하도록 하고 경로당 내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대화법도 가르쳐준다.
역시 교장 출신의 노용주 코치는 “치매의 원인과 생활 속에서의 예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드린다”며 “우리들이 경로당에 못가는 사이 어르신들이 혼자서 5~10분간 할 수 있는 체조법을 소개하고 되도록 야채, 생선 위주의 음식을 드시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틈틈이 노래 공연도 하고 있다. 영어교사 출신의 이윤수 회원 등이 엠프 시설을 갖춰놓고 기타와 우쿨렐레 연주로 가요를 불러주고 있는 것. 버스킹 경력도 갖고 있는 이 회원은 “어르신들이 잘 아는 노래를 불러드리면 굳어졌던 얼굴들에 화색이 돌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며 “젊은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가요가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클럽 회원들은 봉사의 시간이 늘수록 보람도 커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갑록 코치는 “어르신들이 또 와달라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수송동의 제일아파트경로당 어르신들은 우리가 방문한 이후로 우울증 증세가 사라졌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용주 코치는 “우리가 소개한 체조를 매일 실천하며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봉사자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는 봉사활동의 영역을 넓혀 요양원과 장애인 시설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클럽은 이 같은 봉사실적으로 2020년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래범 군산시지회장은 “우리 지회는 14개 클럽, 300여명이 공연, 금연캠페인, 공중화장실 점검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덕망 있는 분들로 구성된 멋진인생자원봉사클럽은 풍부한 사회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봉사를 펼쳐 어르신들로부터 큰 사랑과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