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31. ​코로나19와 겨울, 배달음식의 삼중고와 소화불량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31. ​코로나19와 겨울, 배달음식의 삼중고와 소화불량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1.03.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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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겨울, 배달음식의 삼중고에 신음하는 게 소화기관이다. 코로나19는 대면 활동을 위축시킨다. 운동량이 줄고, 사람과의 만남이 쉽지 않다. 신체활동 위축은 소화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겨울이라는 계절 요인도 몸을 더욱 움츠리게 한다. 위장 기능 저하 요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스트레스와 신체활동 지장으로 심신이 극도로 피로한 상태다. 소화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음식 배달 문화도 정착됐다. 배달 음식은 밤에 혼자 먹는 비율이 높다. 혼자 먹으면 폭식 가능성이 높아진다. 야식과 폭식, 운동부족은 소화기관을 극히 힘들게 한다. 이는 소화불량으로 나타난다.

특히 평소 손발이 차거나 위장기능이 약한 사람은 더 힘든 상황이 된다. 코로나19 시대의 한의원에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도 1년, 2년 계속된 스트레스에 환자가 되기도 한다.

40대 직장인 K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소화불량이 악화됐다. 어릴 때부터 소화력이 약한 편이던 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한 달이 지나면서부터 속 쓰림이 심해졌다. 소화력도 부쩍 떨어졌다. 식사를 하면 배가 더부룩했다. 처음 서너 달은 가끔 소화제나 위장약 복용으로 그런대로 소화를 시켰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화제도 효과가 없었다. 헛배 부름, 신트림, 잦은 설사가 수시로 나타났다. 머리와 얼굴에 열이 오르고 가슴 답답한 증상도 있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계단을 올라갈 때는 숨이 차기도 했다.

K씨를 경락 검사했다. 활성도가 약간 떨어졌다. 체열 진단에서는 큰 이상이 없었다. 위장 기능 검사 결과 소화기관의 수축력이 많이 약했고, 위장의 음식배출 능력도 크게 떨어졌다. 심리적으로도 예민했다. 재택과 사무실 출근의 불규칙한 생활로 삶의 리듬이 깨진 상태였다. 재택 기간에 가족과 같이 있는 것도 부담스러워했다. 가끔 집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낙이었다.

검사를 종합한 결과 K씨는 비(脾)의 운화(運化) 기능이 떨어진 상태였다. 소화불량과 담음(痰飮)이 심했다. 습담(濕痰), 열담(熱痰), 울담(鬱痰)이 의심됐다. 소화기능 회복을 위해 담음을 먼저 제거해야 했다.

가미영계출감탕을 탕약 처방하고, 해담환을 환약으로 복용하게 했다. 또 침과 부항으로 담음 치료와 소화력 증진을 촉진시켰다. 또 집 주변을 수시로 산책하게 해 내장 운동을 촉진시키고, 기분전환을 하게 했다. 술은 삼가고, 담배는 줄일 것을 권유했다. 약 한 달 정도 지난 뒤 소화력은 거의 다 회복됐다.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찬 증세도 사라졌다.

다만 계속되는 재택근무와 사람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는 답답함은 해소되지 않는 문제였다. 지금도 한 달에 두 세 차례 속이 불편할 때가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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