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국기 게양은 애국시민으로 가는 길
[백세시대 / 기고] 국기 게양은 애국시민으로 가는 길
  • 김한기 전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지도 강사
  • 승인 2021.03.05 14:35
  • 호수 76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기 전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지도 강사
김한기 전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지도 강사

일제 강점 36년 동안 우리의 애국지사들은 장롱 속이나 땅속 깊이 우리의 태극기를 숨겨놓고 거사가 있을 때 끄집어내서 조국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항일 의지를 불태웠다. 6.25 전쟁 시 우리의 장병들이 수도 서울에 입성하여 중앙청 옥상에 태극기를 게양했을 때 애국시민들은 모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눈물의 감격과 환호를 했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사회는 국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거의 실종되고 있다. 경축해야 할 국경일에 태극기를 단 주택과 상가는 가뭄에 콩 나듯 찾기 힘들다.

오래 전 영국 에딘버러의 어느 극장에서 연극이 상연되고 있는데 갑자기 무대 뒤에서 불이나 삽시간에 화염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서로 먼저 빠져나가기 위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를 본 극장의 총지배인은 장내방송을 통하여 ‘관객 여러분! 우리 다 함께 저기 걸려있는 국기를 향하여 국가를 부릅시다’ 라고 외친 뒤, 악단에게는 국가를 연주토록 했다. 이에 관객들은 모두가 정신차려 영국시민임을 자각하고 질서정연하게 출구를 빠져나가 사상자 없이 모두가 무사했다. 

영국인 못지않게 미국인들도 국기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리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미국은 수많은 혈통의 혼합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성조기에 대한 자긍심으로 세계 제일가는 나라로 우뚝 서있다.

필자는 미국 초등학교 학생들의 아침 수업 모습을 참관한 적이 있다. 어린이들이 교실에 들어가면서 제일 먼저 교실 앞면에 걸려있는 국기를 향하여 가슴에 손을 얹어 경례를 하고 자리에 앉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유럽 선진국은 타국의 국기가 길바닥에 버려져 있으면 밟지 않고 이를 수거하여 가까운 관공서에 맡기거나 불태워 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태극기 사후 처리가 어떠한가? 행사가 끝난 후 태극기를 길바닥에 버리거나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일은 없는지 반성해 보자.

월남이 패망하고 난민들은 해외 각국으로 피난했다. 필자의 교직 시절, 부산 대연동 난민촌에 위문품을 전달하러 간 적이 있다. 노크를 하자 한 여인이 우리를 반겨 주었는데 그녀는 월남의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었다. “선생님, 지금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물었더니 눈시울을 적시며 “나의 조국에 한 평의 땅이 있어 국기를 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해 방문했던 모두가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국기 사랑이 남다른 마을이 있다. 파주의 발랑지 마을에서는 주택은 물론이고 도로변과 뒷동산에까지 태극기가 일년 내내 나부끼고 있다. 그 외에도 영주의 평은면 용혈1리,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1리 마을에서는 태극기 사랑에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모두 선진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각하고 태극기 사랑에 무심했던 지난날을 생각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