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폐암의 주범, 주방 미세먼지 줄이는 방법
여성 폐암의 주범, 주방 미세먼지 줄이는 방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3.05 14:59
  • 호수 7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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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구울 때, 미세먼지 ‘매우 나쁨’의 23배 발생
음식 조리과정에서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특히 생선 등을 구울 때 특정 성분이 공기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켜 미세먼지로 돌변한다.
음식 조리과정에서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특히 생선 등을 구울 때 특정 성분이 공기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켜 미세먼지로 돌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방 미세먼지, 여성 폐암의 주범… 조리 땐 레인지 후드 작동하고 환기

생선 구울 땐 뚜껑 덮어야… 발연점 높은 식용유가 미세먼지 덜 발생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최근 들어 다시 미세먼지가 심해지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야외에서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조리를 하면서 발생되는 연소가스와 잉여열, 습기 및 다양한 오염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주방 미세먼지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거주자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족을 위해서 요리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주방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주방 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도 불러

국립암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으로, 흡연을 폐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이 50%인데 반해 여성의 흡연율은 2~5%이다. 

더구나 여성 폐암환자의 79%가 비흡연자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날까.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상당수가 간접흡연과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되는 오염물질로 인해 발병하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에는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환경부가 지난 2016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85㎡(25.7평) 주택에서 고등어 한 마리를 구웠더니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일 때 나타나는 대기 중 농도(101㎍/㎥)의 23배에 달하는 먼지가 발생했다.

음식종류별로 비교해보면, 고등어 한 마리를 구울 때 발생하는 초미세 먼지(지름 2.5㎛ 이하 먼지) 농도는 2290㎍/㎥이다. 

삼겹살을 구울 때는 1360㎍/㎥가 발생해 ‘매우 나쁨’ 상태의 13.5배에 달했고 뒤를 이어 계란 프라이(11.2배), 볶음밥(1.8배), 돈가스(1.7배) 순으로 나타났다.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고등어에 함유된 불포화지방 성분 때문이다. 음식으로 섭취되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불포화지방이 공기 중에선 ‘은밀한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로 돌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조리 중 발생한 지방 성분 미세 입자가 대기 중 미세먼지만큼 유해할까? 전문가들은 조리 과정에서 휘발한 폼알데히드, 이산화질소 등 화학물질들이 대기 중 다른 물질과 만나 응축돼 미세먼지가 되는데, 이것들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폐에 들어가 심혈관질환 등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주방 미세먼지 줄이는 방법

▶조리 시 레인지 후드 작동하기= 조리 시 레인지 후드를 작동하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최대 10배 이상 높게 실내 공기 중으로 퍼져 나온다. 조리가 끝난 뒤 후드를 작동하면 30분 정도 지나야 실내오염물질 농도가 조리 전 수준으로 낮아지며 후드를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시간 이상 지나야 조리 전 수준이 된다. 

더불어 집안 곳곳 창문을 열어 환기까지 같이 해준다면 미세먼지 농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조리 시에는 주방부터 거실까지 오염물질이 확산되므로 미세먼지 등에 민감한 노약자나 아이들은 방문을 닫고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좋다.

▶튀김요리 시 충분한 양의 기름 사용하기= 튀김 요리를 할 때 기름을 많이 사용하면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소량으로 사용했을 때는 300㎍/㎥를 초과하지만 기름에 잠길 정도로 충분한 양을 사용했을 때는 200㎍/㎥ 이하로만 발생하게 된다. 

또한 식용유가 탈 때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발생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 노출이 되면 기침이나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은 물론, 폐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기름의 발연점이 낮을수록 미세먼지 발생량이 증가하니 발연점이 높은 오일(콩기름, 아보카도오일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선 구울 땐 뚜껑 덮기= 고등어 한 마리를 구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 중 미세먼지 주의보 기준의 무려 23배가 넘기 때문에 생선구이를 할 때는 팬 위에 종이 포일을 덮거나 팬 뚜껑을 사용해 꼭 닫아 놓고 조리해야 한다. 기름이 사방으로 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가 실내로 확산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조리 후에도 30분 이상 레인지 후드 작동= 모든 조리가 끝나고 가스레인지 불이 꺼지면 더 이상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아 괜찮을 것 같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조리 후에도 최소 15분에서 30분 이상은 레인지 후드의 작동을 멈추지 말고 주변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는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데 최소 2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리기구 바꿔보기= 일반적인 프라이팬이 아닌 다른 조리 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등어 두 마리를 각각 양면팬(560㎍/㎥)과 에어프라이어(224㎍/㎥)에 조리하면 둘 다 일반 프라이팬보다 미세먼지 수치가 낮게 나온다. 그러므로 기름진 음식을 할 때에는 되도록 연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조리 기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조리 후 주방 바닥 먼지 닦기= 주방에서 조리한 미세먼지는 그 한정된 공간 내에서만 머무를 것 같지만 당연히 아니다. 조리 후에도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중력에 의해 서서히 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때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보다 확실하게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 그리고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티슈나 물걸레로 닦아주면 미세먼지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고 조리 시 발생한 오염물질과 미세먼지가 결합할 일도 방지할 수 있다.

▶레인지 후드 필터의 청결 유지= 레인지 후드를 통해 빨려 들어간 오염물질이나 미세먼지는 후드 내부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후드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교체하도록 해서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평소 관리를 잘해준다면 매번 하는 청소가 좀 더 쉬울 수 있다. 기름기가 잔뜩 낀 찌든 때는 먼저 따뜻한 물을 뿌려 최대한 제거하고 주방세제 조금과 베이킹소다를 섞어 1시간 정도 충분히 불려준다. 그러고 나서 빳빳한 소재의 솔로 박박 문질러 청소해주면 말끔해진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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