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멀리가지마라’ ...유산 20억원을 둘러싼 가족의 민낯
영화 ‘멀리가지마라’ ...유산 20억원을 둘러싼 가족의 민낯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3.05 15:21
  • 호수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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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멀리가지마라’ 3월 4일 개봉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그린 블랙코미디극 ‘멀리가지마라’가 3월 4일 개봉했다. 이야기는 인간이 어쩜 저렇게 파렴치할 수 있나 싶은 순간과 돈 앞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심이 이해가 가는 측면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정씨 가문의 4남매는 겉으로 보기엔 점잖고 평범한 가족이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언장에 따라 분배된 아버지의 유산에 대해, 첫째부터 막내까지 모두가 자신의 몫이 불만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조카가 유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들은 20억원을 달라는 유괴범의 요구에 조카를 살리기 위해 적게는 3억, 많게는 9억의 상속받은 몫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조카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냐며 유산을 달라고 형제들에게 강경하게 주장하다가도, 유괴된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경찰에 신고하자”라며 돌변한다.

이 과정에서 가족이라는 혈연관계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형제들이 각자 가정을 꾸리면서 벌어지는 생활의 격차도 녹아 있다. 그간 서로에게 쌓였던 섭섭함이 폭발하듯 터져 나와 말싸움이 되고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황당하리만큼 뻔뻔한 이들의 내면은 다소 과장돼 표출되지만,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사이에서 흔히 벌어지는 말다툼을 연상하게 만들어 공감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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