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지난해 파산 신청자 분석 “파산 신청자 83%가 50대 이상 고령자”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지난해 파산 신청자 분석 “파산 신청자 83%가 50대 이상 고령자”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1.03.05 15:44
  • 호수 7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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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 절반이 ‘1인 가구’… 생활고에 가족해체 겪어

총부채 5000만∼1억원이 가장 많아… 79.2%가 무직자

지난해 서울시 파산·면책 신청자의 생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신청자 10명 중 8명 이상이 5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센터를 경유해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채무자 1108명의 생활 실태를 조사해 3월 1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신청자 연령대는 60대가 38.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50대 26.4%, 70대 15.4% 등으로 50대 이상이 전체의 83.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남자는 57.4%, 여자는 42.6%였다.

신청 당시 대부분(79.2%)의 채무자가 무직 상태였고, 임금 근로자는 9.7%, 자영업자가 1.8%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개인파산 신청 3년 전까지는 과반수(54.2%)가 임금근로(44.0%) 또는 자영업(10.2%) 형태로 일을 하며 소득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박정만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센터를 찾기 전까지 4년 간 ‘잠재적 파산기간’에 있던 신청인 비율이 51.4%임을 감안할 때, 채무자는 파산 신청 직전까지도 실직 또는 폐업 등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자의 75.5%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 계층은 4.1%로 파산 신청인 대다수가 취약계층에 속했다. 또한 신청자 가운데 ‘1인 가구’의 비율은 50%에 달했다. 

센터는 이와 관련 “중년을 넘긴 파산신청인 가운데 상당수가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가족의 경제적·심리적 지지 없이 홀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악성부채 등의 문제로 인해 가족해체를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청자의 81.5%는 임대 형태로 거주했는데 이들의 임대 보증금은 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44.7%였다. 이처럼 부채문제 해결 외에도 주거 안정에 대한 복지서비스 연계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총 채무액은 5000만∼1억원 구간이 23.9%로 가장 많았다. 2500만∼5000만원 19.2%, 1억∼2억 18.0%, 2500만원 미만 15.9%, 2억∼4억원 13.5% 등으로 나타났다. 4억원 이상도 9.5%나 됐다.

파산·면책 신청자들이 채무를 지게 된 이유 1위는 ‘생활비 부족’으로 44.5%를 차지했다. ‘사업의 경영 파탄’이 22.0%로 뒤를 이었고, 사기 피해 8.6%, 타인의 채무 보증 6.8% 순이었다. 주택 구입(1.7%)이나 낭비(0.6%)라는 대답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센터는 “생활비가 부족한 저소득 취약계층이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대출에 노출돼 악성부채의 사슬에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만 센터장은 “시장경제는 실패의 양분을 바탕으로 꽃을 피운다.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도, 만화왕 월트 디즈니도 모두 파산을 딛고 재기에 성공했다”면서 “센터를 경유한 파산신청인 대부분이 취약계층이긴 하나 재기의 발판인 개인파산제도는 경제적 실패를 경험한 시민 누구나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식전환과 함께 그 문을 더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센터를 경유한 개인파산 신청 사건은 총 1252건으로, 서울회생법원의 개인파산 사건 1만683건의 11.7%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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