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중이염은 약물만으론 치료 안돼 수술 불가피
만성중이염은 약물만으론 치료 안돼 수술 불가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3.12 14:23
  • 호수 7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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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의 증상과 치료

감기나 축농증 등으로 인해 발생… 심하면 안면신경마비까지 유발

청력저하와 어지러움 등 증상 나타나…급성중이염은 항생제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사람의 귀는 귓바퀴부터 고막까지의 외이(外耳), 고막에서 달팽이관까지의 중이(中耳), 귀의 가장 안쪽인 평형기관과 달팽이관이 위치한 내이(內耳)로 나뉜다. 이 중 중이에 염증이 생긴 것이 중이염이다.

중이염에 걸리면 소리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안면마비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각종 합병증을 동반하는 중이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중이염의 종류

중이염은 공기로 채워진 고막 안쪽 중이 공간 내의 점막과 뼈에 생기는 염증이다. 중이 공간에는 망치 모양의 작은 뼈가 있는데 이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소리에너지 때문에 생기는 고막의 떨림을 달팽이관으로 전달해주는 소리 증폭기 역할을 한다. 

중이염은 발생 양상에 따라 급성중이염과 삼출성중이염, 만성중이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중이염은 코 뒤쪽에 있는 이관을 통해 중이로 올라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즉, 감기 또는 부비동염(축농증), 인두염, 알러지 염증 등이 이관을 통해 귀로 올라가서 발생하게 된다.

사진은 정상고막(왼쪽)과 고막 안쪽에 삼출액이 차 있는 삼출성중이염(가운데), 만성중이염 중 하나인 진주종성중이염(오른쪽).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사진은 정상고막(왼쪽)과 고막 안쪽에 삼출액이 차 있는 삼출성중이염(가운데), 만성중이염 중 하나인 진주종성중이염(오른쪽).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삼출성중이염은 이통이나 발열 등의 증상 없이 중이강 내에 삼출액(진물)이 고이는 것으로 급성 중이염 이후에 발생하거나 감염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소아나 노인에게 많이 발생한다. 

만성 중이염은 소아일 때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방치한 경우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다면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막에 구멍이 뚫리는 고막 천공이 발견되기도 한다. 청력 저하와 귀 고름도 동반된다.

◇청력 저하·어지러움 등의 증상 나타나

귀는 밖으로 돌출되어 있지만 중요한 구조물은 귓구멍 안에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 가야 현미경이나 내시경으로 고막을 확인한 후 중이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고막 안쪽 점막의 염증 때문에 고막이 붉게 보이고 통증과 열을 수반하면 급성 중이염을,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처럼 먹먹하게 들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삼출성 중이염을, 고막에 구멍이 나고 누런 고름이 흘러나오며 청력이 떨어지면 만성중이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일단 중이염 종류에 상관없이 중이에 염증이 생기면 소리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서 소리가 작게 들린다. 보통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 청력 저하를 유발하고, 소아의 경우 이로 인해 언어 발달에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표정을 만들어 주는 안면신경도 중이의 뼛속을 지나기 때문에 심한 중이염은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못하는 ‘안면신경장애’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안면신경은 단순히 눈이 안 감기고 입 모양이 삐뚤어지는 등 얼굴 근육 움직임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눈물, 침샘의 분비, 혀의 맛, 큰 소리로 인한 내이 손상을 차단하는 효과도 사라지게 된다. 

중이 보다 더 안쪽에는 달팽이관 말고도 전정이라는 몸 균형을 잡아주는 기관이 있는데, 심한 중이염의 경우 전정까지 침범해 어지러움을 유발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은 처음에는 심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악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응이 되고 통증이 없으면 이를 방치하기 쉽다”면서 “드물게는 염증이 뇌로 진행해 뇌농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성중이염, 수술적 치료 필요해

급성중이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소염진통제로 통증 증상을 조절하면서 약 10일간 항생제 복용을 하면 대부분 치료된다. 과거 항생제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급성 유양돌기염, 골수염, 뇌농양, 뇌막염, 안면마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았지만 항생제가 발달한 현재에는 심각한 합병증은 아주 드물다.

삼출성중이염의 경우 청력에 이상이 없고, 고막의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약물 치료 없이 기다리기만 해도 1개월경과 후 60%, 2개월경과 후 80%, 3개월경과 후 90%가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이후에도 증세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은 고막 안의 물을 빼주고 이관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환기관(볼펜심처럼 내부가 뚫려있는 플라스틱 관)을 고막에 삽입하는 식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고막 점막이 충분히 회복되면 환기관은 저절로 빠질 수 있다.

변 교수는 “만성중이염의 경우 약물치료로는 호전이 안 되고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만성 염증이 존재하는 유양돌기 뼈를 제거해주는 유양돌기 절제술과 중이 내부를 깨끗이 정리하고 고막을 새로 만들어주는 고실 성형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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