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北, 순항미사일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발사… 도발 악순환 재연 우려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北, 순항미사일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발사… 도발 악순환 재연 우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3.26 13:17
  • 호수 76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이 서해상으로 3월 21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25일 동해상으로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 한국 정부 및 군 당국은 24일 뒤늦게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 미사일은 단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먼저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한국군 당국과 미국 정부는 뒤늦게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이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긴 게 아니다”고 즉각 입장을 전했다. 정부나 군 당국도 미국과 비슷한 취지의 반응을 내놓았다.

한미 양국의 비공개 의도는 북한의 군사 동향을 감시 추적하는 정찰자산의 노출을 막고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양국의 불필요한 논의를 차단해 정세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4월 강원도 문천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쏜 뒤 거의 1년 만이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대체로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도 떨어져 유엔 금지 대상은 아니지만 바이든 미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무력시위라는 점에서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미사일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초 당대회에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며 군사력 강화에 역점을 뒀다. 외교적으로도 미국의 대화 요구는 거절하면서 중국과 협력을 다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미사일 발사나 최근 서해 방사포 설치 정황 등은 북미·남북 대화 단절 상태에서 다시 무력 도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특히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경우, 사거리와 무관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일본과 동북아지역 일대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이자 유엔 안보리결의안을 위반한 사항으로 엄중히 항의하고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관계국과 긴밀히 협력해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단호하게 지킬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와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방한 직후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는 분명하다. 언제든 도발 사이클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 완료를 앞두고 거친 말 폭탄에 이어 행동에 나서겠다는 협박인 것이다.

새로운 대북 정책의 마지막 검토 단계에 들어선 미국은 다음 주 워싱턴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동맹국과의 최종 조율을 거쳐 대북 정책이 확정되면 대응 수위가 정해질 것이다. 

미국은 일단 북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도발에 대해 “국방부에 따르면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이라며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이끌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미 양쪽 모두 대화 메시지를 명확히 발신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 구상에는 2년 이상 이어진 북·미 간 교착상태를 깨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 

또한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정착을 담보할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는 북한의 명운이 걸려 있다. 북한 역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

이에 미국은 북한이 수긍할 유인책을 내고 북한도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자제해 북미 대화를 재개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북미 협상을 해보기도 전에 무력시위를 반복하거나 수위를 높여 대화의 기회를 훼손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