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53] 플렉스(flex)
[알아두면 좋은 지식 53] 플렉스(flex)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3.26 14:03
  • 호수 7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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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 못 간 아쉬움을 수입차 구매로 ‘플렉스’ 했다.”

“주식으로 꽤 벌어서, 일부는 이웃돕기성금 내는 것으로 ‘플렉스’ 했지.” 

이와 같이 최근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이나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플렉스’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부에 대한 지나친 과시, 또는 과시적 소비’를 의미하는 말이다.

플렉스(flex)의 사전적 의미는 ‘구부리다’이다. 여기서 ‘근육을 굽히다’(flex one's muscles)라는 말이 파생됐고 이는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행동’의 의미로 사용됐다. 이후 플렉스는 1990년대 미국의 래퍼들을 통해 이 의미가 더욱 확장된다. ‘용기’나 ‘싸울 준비가 돼 있는 것을 보여주는 배짱’을 뜻하는 속어로 사용됐다. 

이렇게 래퍼들의 속어로 알려진 플렉스는 2014년 미국의 2인조 힙합 그룹인 ‘레이 스레머드’가 발표한 ‘노 플렉스 존’(No Flex Zone)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퍼지기 시작했다. 이 곡에서 ‘플렉스’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시하여 진실을 흐리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이듬해 ‘리치 호미 콴’이 발표한 자신의 앨범 타이틀을 ‘플렉스, 오, 오, 오’로 사용하고, 2018년에는 캐나다의 유명인 ‘릴 테이’가 자신을 ‘세기의 최연소 플렉서’라고 칭하면서 현재와 같은 의미를 가진 유행어가 됐다.

국내에서도 2019년경부터 유명 래퍼들에 의해 사용되면서 관심을 받게 됐다. 2019년 7~9월 방영된 Mnet ‘쇼미더머니8’에 출연한 한 래퍼가 고가의 물품 구입을 자랑하며 “플렉스해버렸지 뭐야”라고 발언한 후, '명품과 같은 고가의 상품을 사다'라는 의미의 대중적인 유행어로 확산됐다.

과시적인 측면이 많은 단어였기에 초창기에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5만원권 다발을 늘어놓거나 고급시계, 스포츠카 등을 찍은 사진과 함께 플렉스라는 용어를 사용해 반감을 가지기도 했다. 

또 20~30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남들보다 먼저 명품을 구매해 SNS를 통해 과시하는 풍조를 의미하는 문화현상을 가리키는데 사용되면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해졌다. 실제 플렉스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2019년 하반기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가 2017년 대비 7.5배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평범한 사람들도 평소 지출보다 큰 지출을 하는 경우에 농담 삼아 사용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단어가 됐다. 가령 직장인이 점심식사 비용으로 큰 지출을 하거나, 회사 직원들에게 커피를 대접할 때도 ‘오늘은 내가 플렉스한다’라는 식으로 사용된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유명 기업인들이 거액의 자산을 기부할 때도 기사 제목의 ‘통 큰 플렉스’ 등으로 인용하면서 ‘긍정적으로 부를 과시’하는 행위에도 인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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