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75세 이상 어르신 화이자 백신 접종 시작 … 수급 불안한 백신 확보에 총력을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75세 이상 어르신 화이자 백신 접종 시작 … 수급 불안한 백신 확보에 총력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4.02 13:27
  • 호수 7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각국이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안정적인 백신 수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에 의하면, 백신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코백스)를 통해 들여올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이 3주 뒤로 밀렸고 물량도 13만명 분이 줄었다. 또한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던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도 공급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확보된 물량은 대상자의 70% 정도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각국의 물량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어나자 백신 확보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생산국들이 자국 수요를 앞세워 ‘백신 국가주의’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60%를 점유해 ‘세계 백신공장’으로 불리는 인도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잠정 중단한 게 그 대표적 사례다. 

EU(유럽연합)도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계약분을 공급받기 전까지는 역내에서 생산되는 해당 백신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얀센 백신을 만든 미국 존슨앤드존슨 또한 2분기에 50만 명분 이상을 한국에 공급하려던 기존입장을 바꿔 50만 명분 미만으로 줄여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백스는 원재료 부족을 이유로 공급을 미뤘고, 모더나는 공급 일정을 알려오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범정부적 외교역량을 동원해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나 공급 일정이 그때그때 변경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일 시작됐다. 이번 2분기 접종에는 요양 시설 거주자나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아닌 일반 고령층에게 이뤄지는 접종이라는 점, 대상이 360만 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접종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고 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수급 불안정 상황에서도)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더 늦출 수 없다”며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2차 접종 비축분 일부를 1차 접종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10주로 예정하고 있는 1·2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늦추는 방안까지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의료 자원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백신 도입 속도전은 필수다. 백신은 기나긴 코로나 터널을 벗어나게 해줄 유일한 희망이며,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경제 회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백신 공급을 둘러싼 국제 상황 역시 하루아침에 호전될 수 없다. 결국은 당국이 백신 확보에 주력하는 길밖에 없다. 질병관리청 등 관련 부처뿐 아니라 외교와 경제 관련 모든 정부 기관이 나서 백신 확보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또한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경우를 대비해 접종 대상과 일정 조정을 재검토하는 등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여기에 국내에서 위탁 생산을 추진 중인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까지 포함해 다양한 백신의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도 좋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10만 명을 돌파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데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는 500명 선을 넘나들고 있어 4차 대유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백신 전략이 차질을 빚으면 거리두기에 따른 고통을 장기간 견뎌 온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날 수 있다.

그만큼 백신 확보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신을 어떻게든 확보해 11월로 계획된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국내 기술에 의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