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전, 3차원 미디어아트로 재현한 미켈란젤로 걸작들
‘신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전, 3차원 미디어아트로 재현한 미켈란젤로 걸작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4.02 14:53
  • 호수 7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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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천지창조’, ‘다비드 상’ 등 미켈란젤로의 대표작을 미디어아트 등으로 재현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은 전시장에서 한 관람객이 3D 스캐닝 기술로 재현한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는 모습.
이번 전시에서는 ‘천지창조’, ‘다비드 상’ 등 미켈란젤로의 대표작을 미디어아트 등으로 재현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은 전시장에서 한 관람객이 3D 스캐닝 기술로 재현한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는 모습.

‘천지창조’로 유명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최후의 심판’ 등 걸작 망라

‘피에타 상’, ‘다비드 상’ 등 주요 조각품, 최신 기술로 원작의 감동 재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우리에게 ‘천지창조’로 잘 알려진 세계 최대 벽화인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이 소장 중인 ‘다비드 상’, 그리고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피에타 상’까지. 미켈란젤로(1475~1564)가 남긴 수많은 걸작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걸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걸작들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신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전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M컨템포러리에서 5월 2일까지 열리고 있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과 협력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펼쳐졌던 거장의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전시는 크게 제작 과정, 회화, 조각 등 3부분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미켈란젤로의 작품 연대기와 작업 방식을 소개한다. 관람객에게 작가의 예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친절한 전시 동선을 따라 드로잉과 유화, 프레스코화 등이 전시된다. 수없이 중첩된 선이 그대로 그려진 40여 점의 드로잉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또 13세부터 작업했던,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화 작품들과 ‘아담의 창조’를 포함한 미켈란젤로의 대표 프레스코화들이 미디어아트로 재구성돼 소개된다.

‘아담의 창조’ 등 대표 프레스코화도 공개

‘아담의 창조’는 바티칸 궁전 내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생명이 있으라’라는 신의 한마디에 손이 닿기도 전에 생명력을 부여받는 아담의 이야기가 담긴 창세기 속 성경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 작품은 예배당 입구에서 출발해 구약 이야기가 전개되는 중간 지점에 그려져 있다. 

‘컨버전스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공간에서는 전시장 천장과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영상으로 펼쳐지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치 시스티나 성당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끔 전시장 천장에 대형 프로젝터를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천지창조’의 웅장함을 전달한다.

이와 함께 전시장 벽에 초대형 미디어아트로 설치된 ‘최후의 심판’은 시스티나 예배당의 제단화로 교황 클레멘트 7세가 당시 61세였던 미켈란젤로에게 주문한 것이다. 5년이란 긴 작업 과정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예수 그리스도가 지상에 재림해 전 인류를 심판하여 구원한다는 성경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3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한다. 또 전시에서는 회화작품 이외에도 미켈란젤로가 완성한 주요 조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단, 실제의 조각 작품이 아닌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홀로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 기술과 접목된 조각 작품들이 전시된다. 

‘피에타 상’의 경우 마리아의 섬세한 옷주름과 예수의 시신이 축 늘어진 근육 묘사를 통해 대리석으로 창조해낼 수 있는 고전적인 조각기법의 절정을 보여준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은 미완성으로 끝나서 모두 서명이 없는데 미켈란젤로는 이 작품에만 사인을 남겼다. 피에타(Pietà)는 라틴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끌어안고 비통에 잠긴 모습을 묘사한 것을 말한다. 

전시 끝부분에 설치된 ‘다비드 상’도 3D 스캐닝 기법을 적용해 원형을 보는 듯 비춰준다. 성경에서 골리앗에 맞서 싸운 다윗(이스라엘의 2대왕)을 표현한 이 작품은 성경에서 다윗이 거인을 보고 두려워하는 마음과 이를 다잡고 맞서려는 용기 즉, 반대되는 두 감정을 함께 표현한 걸작이다. 3D로 재현한 다비드 상도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직접 쓴 시‧서간문 등 작품과 함께 선봬

또한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과 함께 그가 쓴 시가 배치된다. 미켈란젤로는 수백편에 달하는 소네트(14행시)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조각이나 그림으로는 담아내지 못했던 마음을 서간문을 통해 표현했고, 그의 시들은 종교적인 경건함과 성스러운 믿음을 잘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관람객들은 작품과 함께 그의 시를 읽으며 작가의 생각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작품 관람 이외에도 관람객들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직접 색을 입혀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컬러링’ 존도 마련돼 있다. 스크린에 직접 손을 대면 ‘리비아의 예언녀’, ‘이사야’, ‘아담의 창조’ 등의 장면에 직접 색을 입힐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도 특별하다. 과학자인 정재승 교수가 전시 해설에 참여했는데, 미켈란젤로의 걸작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해설은 전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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