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
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4.2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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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배우 윤여정(74)이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지난 4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배우 윤여정(74)이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여우조연상 차지... 아시아 배우로는 우메키 이후 64년 만에 처음

윤여정 "저를 발탁한 고 김기영 감독님, 정이삭 감독님께 감사"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저의 첫 감독님이었던 고 김기영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녀’(1960)를 통해 한국영화의 큰족적을 남긴 김기영 감독(1922~1998)은 1971년 ‘화녀’를 공개한다. 그는 24살에 불과한 무명의 신인 여배우를 주연배우로 발탁했고 그녀의 열연으로 이 작품은 김 감독의 또다른 대표작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지난 4월 26일(한국시간) 미국 유니온 스테이션 로스앤젤레스와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김기영 감독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가 발굴한, 올해 아카데미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영상 수상자인 윤여정의 수상소감을 통해서 말이다.

영화 ‘미나리’를 통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휩쓴 배우 윤여정이 끝내 아카데미상도 거머쥐었다. 화녀를 통해 데뷔한지 배우 인생 50년을 맞은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이후 2년 연속으로 거둔 한국영화의 쾌거다. 한국 배우로서 최초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라는 기록도 썼다.

또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77세에 수상한 ‘인도로 가는 길’(1984)의 페기 애슈크로프트, 74세에 수상한 ‘하비’(1950)의 조지핀 헐에 이어 세 번째(73)로 나이가 많은 수상자이기도 하다.

영어가 아닌 대사로 연기상을 받는 건 ‘두 여인’(1961)의 소피아 로렌, ‘대부 2’(1974)의 로버트 드 니로, ‘인생은 아름다워’(1998)의 로베르토 베니니(이상 이탈리아어), ‘트래픽’(2000)의 베네시오 델 토로(스페인어), ‘라비앙 로즈’(2007)의 마리옹 코티야르(프랑스어) 등에 이어 여섯 번째다.

윤여정은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 중 유일한 아시아 배우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와 함께 여우조연상에 이름을 올렸다.

윤여정의 수상 가능성이 일찌감치 점 쳐졌다. 그는 최근 한국 배우 최초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배우조합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상 기대를 높였다.

윤여정은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님, 한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가족이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님 없었다면 제가 이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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