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국군, 부실 급식에 과잉방역 논란… 적정 급식비 등 문제 원인부터 따져봐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국군, 부실 급식에 과잉방역 논란… 적정 급식비 등 문제 원인부터 따져봐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4.30 13:21
  • 호수 7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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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복귀 후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의무 격리 중인 군 장병들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육군훈련소에선 방역을 위해 훈련병들의 샤워나 용변까지 통제시킨다는 증언이 나와 군 당국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지난 4월 21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를 통해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일회용 도시락 용기에 제공된 급식 사진을 올렸다.

군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휴가를 다녀온 장병들에 대해서는 복귀 전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일정 기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격리된 병사들에게는 위생 및 감염 예방을 위해 일회용 도시락 용기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게시된 사진에는 플라스틱 용기에 적은 양의 김치와 장아찌 반찬, 그리고 고기가 몇 점 안 보이는 닭볶음탕이 담겨 있다. 게시자는 “휴대전화도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이랑 뭐가 다르냐”면서 “휴가 다녀온 게 죄인가”라며 항의했다.

이 게시물이 게재된 이후 댓글에 올라온 또 다른 도시락 사진엔 김치 한 점과 야채볶음 약간뿐이었고 밥마저 도시락 용기 바닥이 보일 정도로 적었다. 심지어 또 다른 도시락엔 반찬이라고는 깍두기 대여섯 개가 전부였다.

논란이 일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27일 ‘코로나19 대비 군 방역태세 강화를 위한 긴급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격리 장병을 위한 급식체계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날 국방부는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생활을 하는 장병 도시락에 대해 장병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10g~20g 증량 배식하겠다고 밝혔다.

음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방부는 식자재가 인원수에 맞게 제대로 청구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저울 등 분배 도구 비치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추가로 ‘격리자 발생 대비 대체식 제공 준비’ 등도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방안이 사안의 본질과 거리가 먼 대책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이번 대책과 관련해 별도 예산이 증액 편성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장병 1명에게 할당된 급식 한 끼 예산이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수급량 확대 등의 대안은 전형적인 땜질식 처방에 불과해서다.

당장 일반 장병들의 1인당 한 끼 급식예산은 2930원꼴로, 중·고등학교 급식단가의 절반밖에 안 된다. 반찬을 조금 더 나눠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 육군훈련소의 ‘과잉 방역’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군인권센터는 성명을 통해 “육군훈련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방적 격리 조치를 하면서 훈련병들에게 3일간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화장실을 통제된 시간에만 다녀오게 하는 등 과도한 방역지침을 시행하면서 개인이 위생을 유지할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용변 시간 제한으로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했다”며 “감염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배변까지 통제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논란이 일자 서욱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일부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에 발생한 격리 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제공, 입영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국방부와 각 군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방역관리대책본부의 임무수행체계를 보완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21만6000원이던 병장 월급은 올해 60만8500원으로 세 배로 올랐다. 2025년엔 100만원 수준까지 뛴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군이 병사들을 대하는 태도엔 변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부실 급식 논란이 2021년 대한민국 군대에서 벌어진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 격리 병사들의 처우에 대한 군 지휘부와 일선 지휘관들의 관리 소홀 책임을 분명히 따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급식비 자체가 적정한 수준인지 이번 기회에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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