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기분이 일상생활에 지장 주는 ‘기분장애’의 증상과 치료
우울한 기분이 일상생활에 지장 주는 ‘기분장애’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4.30 15:21
  • 호수 7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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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장애는 정상적인 기분의 변화와는 다르게 극단적인 양상을 보여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에 이르는 상태를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분장애는 정상적인 기분의 변화와는 다르게 극단적인 양상을 보여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에 이르는 상태를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증과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도 대표적 기분장애

고령의 여성들에 많이 발생… 약물·인지행동치료 병행하는 게 효과적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기분이란 우리의 생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감정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서도 기분의 변화는 있기 마련인데, 이런 정상적인 기분의 변화와는 다르게 극단적인 양상을 보여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이를 ‘기분장애’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같은 기분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분장애 질환으로 치료받은 국민이 전년도보다 5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7만987명(16.8%)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60대가 16만4401명(16.2%), 50대가 14만6661명(14.4%)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6.9%로 가장 높았다.

박선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분장애의 경우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빈도가 높다”면서 “환자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주 재발하고 이환 기간(병에 걸린 기간)이 길어져 고령 여성에서 진료 빈도와 기간이 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분장애에는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과 기분이 들뜨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양극성 장애(조울증) 등이 포함된다. 질환에 따라 그 발생 원인이 다양하나 보통 사회적, 심리적, 생물학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기분장애의 증상

기분장애에 속하는 다양한 질환에 따라 그 증상 양상도 다르다.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하지만 우울장애는 우울한 기분이 회복되지 않고, 평소 즐거웠던 일에도 흥미나 기쁨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에너지의 저하를 호소하며, 평소 할 수 있었던 일을 해내기 어렵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동기가 저하된다. 우울한 기분과 더불어 불안감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약 80%의 환자들이 수면 장애를 경험한다. 특히 새벽에 일찍 깨거나 수면 중 자주 깨어 다시 잠을 이루기 어려운 증상을 호소한다. 식욕 저하,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나 일부에서는 폭식을 하거나 체중이 증가되기도 한다.

우울한 기분은 생각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쳐 자신의 존재나 일이 가치없다고 생각되는 무가치감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죄책감과 같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중력의 저하도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특히 증상이 심할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 가운데 3분의 2가 자살에 대해 생각하며, 10~15%는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의 약 60~70%가 심각한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양극성 장애의 경우에는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경조증, 우울하고 기력이 저하되는 우울증이 1주 이상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기분 좋고 활력이 넘치는 경우 ‘들뜬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들뜬 기분이 1주 이상 지속된다고 해서 무조건 조증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조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들뜨고 과민한 기분으로 인해 업무, 육아, 자기관리,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이 과도해지고, 잠을 평상시보다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에너지가 넘친다. 들뜨고 흥분된 기분이 무분별한 지출이나 투자로 이어져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친구나 가족 등 대인관계에서도 갈등이 늘어날 수 있다.

양극성 장애 진단이 어려운 점은 약 70%의 양극성 장애가 우울증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잘 모르고 넘어가거나 일반적인 우울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발병에서 진단까지 평균 5~10년 정도가 소요된다. 

양극성 장애에서의 우울 증상은 일반적인 우울장애와 달리 비전형적인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즐거운 일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식욕이나 체중이 증가하고 수면이 과해지기도 한다. 또한 팔·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대인관계에서 거절 받는 상황에 민감해지기도 한다.

◇기분장애의 치료법

기분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있었는지, 현재까지의 경과와 과거 치료 반응은 어땠는지, 증상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얼마나 지장을 끼치는지 면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심리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내과적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기분장애의 치료 목표는 증상의 호전과 삶의 질 개선이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이며, 상담치료(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약물치료는 질환에 따라 항우울제, 기분 조절제, 항불안제 등이 사용된다.

박 교수는 “증상의 심각한 정도나 치료와 관련되는 여러 요인을 고려해 전기경련 치료나 경두개 자기 자극술(자기장을 이용해 뇌표면에 전류를 발생시켜 뇌세포를 자극하는 치료술) 등의 치료법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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