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찌르는 듯한 가슴통증이 신호인 ‘대동맥 박리’의 증상과 치료법
칼로 찌르는 듯한 가슴통증이 신호인 ‘대동맥 박리’의 증상과 치료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5.07 15:19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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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찢어질 듯한 가슴 통증이 갑자기 시작돼 재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찢어질 듯한 가슴 통증이 갑자기 시작돼 재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동맥 혈관 부풀거나 파열되는 질환… 고혈압·퇴행성 변화 등 원인

신속히 대처하지 않으면 생명 잃어… ‘대동맥 치환술’ 등 통해 치료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고혈압 환자는 혈관 질환에 늘 유의해야 한다. 특히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가슴 통증이 생기면 신속히 응급실에 가야 할 필요가 있다. 대동맥이 찢어져 발생하는 ‘대동맥 박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동맥은 우리 몸에서 가장 굵은 혈관으로, 심장으로부터 온몸의 장기로 혈액을 보내주는 고속도로와 같다. 이렇게 혈액과 산소를 나르는 혈관이 파열된다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바로 수술을 하지 않으면 한 달 이내 90%가 사망하는 대동맥 박리의 원인과 치료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대동맥 박리의 원인

성인의 대동맥은 지름 3㎝ 내외의 혈관으로 가장 안쪽의 ‘내막’, 주로 근육으로 이뤄진 ‘중막’,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외막’으로 구성된다. 심장에서 시작해 머리(상행 대동맥)-가슴(하행 흉부 대동맥)-배(복부 대동맥)를 지나 양쪽 다리의 동맥으로 나뉜다.

대동맥 박리는 이같은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는 질환으로, 찢어진 대동맥 내막으로 강한 압력의 혈액이 파고들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거나 파열된다. 

약 30~40% 환자가 발생 직후 현장에서 사망할 수 있고, 상행 대동맥을 침범한 경우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응급 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일 이내에 50%, 한 달 이내에 90% 이상이 사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대동맥 박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은 고혈압으로, 환자의 70~90%에서 고혈압이 동반된다. 또한 노화 등으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오거나, 마르판 증후군(심혈관‧눈 등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질환)  또는 이첨 대동맥판막(선천성 판막 기형)등 선천적 요인으로 대동맥벽이 약해진 경우, 대동맥 중막에서 변성이 일어나는 상태인 낭성 중층 괴사(물혹이 생겨 터지는 것), 흉부 외상 등이 원인으로 작용된다. 60~70대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2배 더 많이 발생한다.

◇대동맥 박리의 증상

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찢어질 듯한 극심한 가슴 통증이 갑자기 시작된다. 상행 대동맥에 발생한 경우에는 가슴 쪽이, 하행 대동맥에서 발생한 경우엔 주로 어깨뼈 부위에서 증상을 느끼게 된다. 

환자 대부분은 자신이 경험한 가장 극심한 통증으로 꼽을 만큼 칼로 찌르거나 도려내는 것과 같은 격렬한 고통을 호소한다. 이외에 숨이 차거나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구토를 하기도 한다. 특히 상행 대동맥에 발생 땐 경동맥이 차단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몸의 한쪽이 감각이 없어지거나 마비가 오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초래되기도 한다.

대동맥 파열이 발생해 심장이 눌리거나, 대동맥 판막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혈액이 심장 쪽으로 역류, 급성 심부전으로 진행되면 저혈압이 생길 수 있다. 하행 대동맥에 발생 땐 척수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해서 하반신 마비 등이 나타난다.

조상호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처음 통증은 매우 심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통증의 위치가 변하는 것은 대동맥 박리가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동맥 박리의 진단 방법

대동맥 박리는 심근경색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어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대동맥 박리의 진단 방법으로는 심전도 검사, 단순 흉부 방사선 검사, 심장 초음파 검사, CT, MRI, 대동맥 조영술 등이 있다.

심장 초음파 검사는 응급으로 환자의 침상 옆에서 바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T 또한 대동맥 박리의 진단과 범위의 평가에서 매우 유용한 검사로, 비교적 빨리 시행할 수 있어 거의 모든 병원에서 일차적 진단 도구로 사용한다. 

◇대동맥 박리의 치료법

대동맥 박리는 급사의 위험이 커 최대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에 정맥 주사로 항고혈압제를 투약해 혈압과 맥박을 최대한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상행 대동맥 박리라면 반드시 응급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반면, 하행 대동맥 박리는 파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내과적 치료를 먼저 한 뒤 상태를 살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파열이나 파열의 임박이 의심되는 경우, 지속적인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박리가 진행되는 경우, 중요한 장기로 가는 혈류가 손상을 받는 경우 등에는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은 박리 과정이 하방 또는 상방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고, 찢어진 내막 부위를 포함한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시켜 주는 ‘대동맥 치환술’을 시행한다. 

대동맥 박리의 수술 사망률과 치명적 합병증의 발생 빈도는 다른 어떠한 수술보다도 현격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부분 수술 전 환자의 상태가 매우 불량할 뿐 아니라 수술 자체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수술 장비와 재료, 대동맥 응급 질환에 대한 치료 시스템 등이 발전하면서 상행 대동맥 박리의 수술 성적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연구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수술 사망률이 5~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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