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최근 각광 받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 “로봇 인공관절은 출혈‧통증이 적어 80대 이상도 성공률 높다”
[창간특집] 최근 각광 받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 “로봇 인공관절은 출혈‧통증이 적어 80대 이상도 성공률 높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5.14 14:11
  • 호수 7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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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로봇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집도의가 환자 맞춤형 수술을 설계하고, 의료진이 직접 로봇 팔을 잡고 주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힘찬병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로봇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집도의가 환자 맞춤형 수술을 설계하고, 의료진이 직접 로봇 팔을 잡고 주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힘찬병원

주변 인대와 근육 손상 없이 수술 가능… 오차 범위 1mm까지 파악

전문의가 로봇팔 움직여 수술… 일부 비급여로 비용 더 드는 게 단점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정부녀(76) 어르신은 60대부터 무릎 통증이 시작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아픈 것이라 생각하고 물리치료만 받으면서 지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통증은 심해졌고 5~10분이면 갈 거리도 5번 넘게 쉬었다 가야 할 정도로 무릎관절이 악화돼 병원을 찾았다. 

어렵게 찾은 병원에서는 퇴행성관절염 말기라며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지만 고령인지라 수술을 받아도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다 후유증과 통증이 적다는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알게 됐고, 수술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걷는 것이 편해져 “더 일찍 병원을 가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만족해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으면서 마모돼 허벅지뼈(대퇴골)와 정강이뼈(경골)가 부딪히는 것이다. 관절염 초·중기에는 주사 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다른 치료를 진행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은 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모두 마모돼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서 손상된 뼈를 제거하고 인공관절 구조물을 넣는 수술이다. 

하지만 관절염 말기 환자의 경우, 통증으로 인해 활동량과 운동량이 줄면서 다리 근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 후 통증이나 재활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인공관절 수술은 뼈 모양과 인대, 힘줄 등이 사람마다 달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과정

이에 최근에는 의료진의 전문성과 로봇의 정확도를 결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증가하는 추세다. 로봇을 이용해 인공관절을 넣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산출된 수치를 통해 뼈를 정밀하게 깎은 다음,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에 삽입하기 때문에 기존에 사람의 손으로 하던 수술보다 성공률은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대부분 로봇수술이라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이 수술을 진행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의료진이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의료진이 로봇팔을 잡고 제어하며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중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우선 컴퓨터프로그램이 사전에 3차원 CT(시티)로 촬영된 환자의 무릎 정보를 기반으로 예상 절삭량과 인공관절 크기, 삽입 위치 등을 계산해 보여준다.

이어 집도의는 송수신기 센서를 통해 로봇이 환자데이터를 받을 수 있게 한 다음 뼈 절삭 위치를 송신, 환자의 실제 뼈 상태를 CT에 등록된 이미지와 동기화한다. 이후 집도의는 환자의 실제 다리축과 인대균형을 확인한 후 1차 수술 계획을 수정한다. 집도의의 전문적인 판단을 더해 수술 계획을 한 번 더 점검하는 것이다. 

이후 로봇은 최종적인 절삭값 등을 산출하고 집도의는 로봇팔에 절삭기를 연결해 본격적으로 수술을 시작한다. 두 번에 걸쳐 수술 계획을 점검하는 데다 로봇이 계산한 좌표값에 따라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계획된 뼈의 절삭 범위를 벗어나면 톱이 자동으로 멈추는 햅틱기능이 있어 주변 인대와 근육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인공관절을 넣기 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오차범위를 1mm 단위까지 파악할 수 있어 환자의 무릎균형까지 정확히 맞출 수 있다. 기존에는 이 과정이 집도의의 눈으로만 이뤄졌다. 

80대 이상 환자의 로봇 인공관절수술과 일반 인공관절수술 결과
80대 이상 환자의 로봇 인공관절수술과 일반 인공관절수술 결과

◇고령환자에서도 성공률 높아

실제로 인공관절에 로봇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80대 이상 고령환자들의 인공관절 수술 성공률도 높아졌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1월까지 7개월간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각각 92건씩 총 184건(환자 113명)의 수술 예후를 조사한 결과, 수술 후 피주머니(헤모박)를 통해 배출되는 출혈량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 그룹에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기간 동안 피주머니(헤모박)를 통해 배출되는 혈액량은 로봇 수술이 평균 185.1mL, 일반 수술이 평균 279.6mL로, 로봇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약 34%나 출혈량을 줄일 수 있었다. 휜다리 교정 효과 역시 로봇수술(11도→1.9도, 9.1도 교정)이 일반수술(10.8도→3.4도, 7.4도 교정)보다 훨씬 우수했다.    

황보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출혈량이 감소되면 수혈에 따른 각종 합병증과 감염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수술 후 부종이 덜해 통증이 줄어들어 재활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높은 수술비 부담 등 단점도

그러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사전정보와 실제 관절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보다 2~3배 수술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초기에 환자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면 고령의 환자의 경우, 그만큼 수술시간이 길어져 염증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도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재료대가 비급여에 해당돼 일반 수술 대비 평균적으로 150만~200만원(한 쪽당)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 비용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JS노송병원이 지난 4월 환자 및 보호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응답자(56%)가 많았으나 비싼 수술 비용으로 인해 72%가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응답을 보였다.

노정호 JS노송병원 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관절·척추 병원이 늘면서 일반 환자들의 인식과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수술 비용이나 회복 기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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