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바이든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 백신·반도체 협력 규모에 촉각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바이든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 백신·반도체 협력 규모에 촉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5.21 13:25
  • 호수 7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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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관련 투자 전반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반도체 부족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5월 20일(현지시간)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반도체·완성차 업체 대표와 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번 화상회의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인텔, 구글, 아마존, 제너럴모터스, 포드 등이 초대받았다.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리의 경쟁력은 여러분들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달렸다”며 “미국의 노동자들과 지역사회 지원을 위해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투자 확대를 독려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바로 다음 날인 21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북핵 문제와 대중 견제, 코로나19 백신 등 여러 의제들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부족 문제 해결과 관련해 가장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미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의 면면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등 4대 그룹의 책임자들이 미국 출장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공장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예측 실패와 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공장의 화재, 미국 텍사스 한파, 대만 가뭄 등이 겹치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해 공장 셧다운·단축 근무 사태를 겪은 바 있다.

파운드리는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공정을 말한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는데, 메모리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비메모리는 정보 처리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나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차량용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 등이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다. 이같은 비메모리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분업화된 구조를 취한다. 

최근 전 세계를 덮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을 계기로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서 글로벌 자동차 생산은 물론 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갖추려면 막대한 투자비용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업체는 제한적이다. 결국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을 쥐는 셈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종류가 8000여종에 달하는 데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도 파운드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업체가 파운드리 투자에 나서는 이유다.

이에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미국에서 계획 중인 투자금액은 40조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20조원(1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 추가 증설을 준비 중이다. 세부 인센티브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대미 투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 또한 반도체와 배터리를 지렛대로 활용해 백신 교환을 성사시켜야 한다. 

우리는 이미 20년째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배터리는 한국이, 백신은 미국이 각각 생산 경쟁력과 원천기술을 갖고 있고 있는 만큼 윈윈(win-win)이 가능한 거래다. 

양국이 백신 수급과 반도체 투자에서 호혜정신을 발휘한다면 미래 지향적 동맹 관계를 다진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큰 정상회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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