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일본 안팎서 거세지는 ‘도쿄올림픽’ 취소 여론… ‘안전 올림픽’ 약속 지켜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일본 안팎서 거세지는 ‘도쿄올림픽’ 취소 여론… ‘안전 올림픽’ 약속 지켜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5.28 13:08
  • 호수 7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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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나날이 악화하는 가운데 두 달도 안 남은 도쿄올림픽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이 일본에 대한 ‘여행 금지’ 권고를 내린 데 이어 일본 내 유력지인 아사히신문까지 올림픽 취소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23일 개막 예정인 올림픽 강행을 주장하지만, 일본 국민 사이에는 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이 80%를 넘어서는 등 반대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일본의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하루 확진자는 5000명에 육박하고 누적 사망자는 1만2000명을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3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한 상태이며, 긴급사태 적용 지역은 최근 오키나와현까지 추가돼 도쿄도를 비롯한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 올림픽이 그대로 개최되면 코로나19 감염자가 지금보다 3배 이상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나카 다이스케 도쿄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5월 16일까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할 경우의 확진자 변화를 예측했다. 그 결과, 대회 기간에 사람들이 응원 활동에 나서거나 경제활동이 활발해져 인파가 10% 늘어나는 경우, 올해 9월 초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024명으로 올림픽을 취소할 경우 예상되는 확진자(617명)의 3.3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일본 올림픽 개최에 대한 반대 여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아사히신문조차 지난 26일 ‘총리에게 도쿄올림픽 취소 결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생명으로, 올림픽 때문에 위협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도쿄도 등에 발령된 긴급사태 선언 재연장은 피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냉정한 시각으로 올여름 올림픽 개최 중지를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 선수단 등 올림픽을 위해 준비해 온 사람들을 생각하면 개최 취소를 피하고 싶지만, 감염 상황이 안정된다는 보장이 없고 변이 바이러스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특히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한다고 해도 9만명이 넘는 관계자가 입·출국하는 과정에서 세계에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재계에서도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현직 도쿄 기초의원 132명이 “올림픽보다 목숨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가 하면, 한 전자상거래 업체 대표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자살 행위에 비유했다. 어느 기초자치단체장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올림픽을 열면 일본은 멸망할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정부는 일본을 ‘여행 금지’ 국가로 공지했다. ‘여행 금지’는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발령하는 최고 단계 여행경보다. 미국 정부가 일본 내 코로나19 대유행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확인해 주는 사례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내려진 미국의 ‘여행 금지’ 경보에 일본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국내외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일본 정부에 엎친데 덮친 격이다.

이처럼 일본 안팎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올림픽 취소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IOC는 여전히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IOC 위원 중 최고참인 딕 파운드 위원은 일본 주간지인 슈칸분슌(週刊文春)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스가 총리가 중지를 요청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대회는 열린다”고 말했다.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강행한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올림픽 출전을 거부할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실패한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위험요소들을 관리하면서 스포츠 정신을 구현하며 ‘안전한 올림픽’을 치러낼지 전 세계인의 관심이 일본 정부와 IOC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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