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조미료 MSG에 대한 편견과 진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조미료 MSG에 대한 편견과 진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5.28 13:34
  • 호수 7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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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의 인기예능 ‘놀면 뭐하니?’가 남성 중창단 멤버를 뽑는 오디션을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남성 보컬그룹 ‘SG워너비’의 이름을 패러디해 ‘MSG워너비’라는 그룹명을 붙였다. 가요계에 감칠맛을 살리는 조미료 같은 그룹이 되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해당 방송을 지켜본 한 지인은 “MSG는 해로운 식품인데 가요계를 오염시키겠다는 의도 아니냐”며 농담을 했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아직까지도 MSG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MSG는 1907년 일본 도쿄대 물리화학과 이케다 교수가 개발했다. 이케다 교수는 다시마 국물과 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맛에 주목했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4가지 기본 맛과 확연히 다른 맛이었다. 이케다는 이 맛에 우마미(감칠맛)라고 이름을 붙인 뒤 이 맛을 내는 물질을 분리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가 개발한 MSG(Mono Sodium Glutamate)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에서 가장 폭넓게 쓰이는 L-글루탐산 1분자와 나트륨(소듐) 1분자를 결합한 것이다. 

이케다 교수는 MSG에 ‘맛의 정수’라는 뜻의 ‘아지노모토’(우리나라 ‘미원’의 원조)라는 상표를 붙여 생산하기 시작했다. MSG는 물에 녹으면 글루탐산과 나트륨으로 분리된다. 인체에 해로울 이유가 없다.

또 MSG는 엄밀히 말해 화학조미료가 아닌 미생물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발효조미료다. 사탕수수에서 얻은 당밀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글루탐산을 얻어내기 때문이다.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을 첨가해 약 88%의 글루탐산과 12%의 나트륨으로 구성된 것이 바로 MSG다. 이러한 발효과정은 된장과 같은 전통발효식품을 만드는 과정과 큰 차이 없다.

물론 과다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듯 모든 식품이 마찬가지다.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은 환자를 말한다. 당뇨로 많은 사람이 죽지만 포도당을 독극물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우유, 계란, 견과류, 갑각류 등은 알레르기와 아토피를 유발하지만 위험물질로 취급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연구기관들이 수십 년에 걸친 MSG 연구에서 밝힌 최종 결론도 ‘안전하다’이다. 1987년 JECFA(유엔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는 230개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후,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1995년 공식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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