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태양을 받아들인 눈부신 숨결이
심장을 활짝 연다
깃 드는 것들을 위해 어머니가
제 몸을 헐고 있다
제 몸을 기꺼이 내어주면서 키운 자식들 모두 떠나고 홀로 늙어가는 어머니가 혼신의 힘으로 숲을 지키고 있다. 머리 위 빛나는 태양은 여여하고 적막이 깃든 숲은 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어머니는 대문을 걸어 담그지 않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자식들을 기다린다. 한 번 둥지를 떠난 자식들은 옛 일을 모두 잊은 듯 텅 빈 집에는 온기가 없다. 그러나 어머니는 봄이 되면 다시 잎을 내고 언제든 쉴 곳이 필요할 때 오라고 저렇게 눈이 부신 노란 손수건을 매달아 놓고 흔든다. 네게는 어머니가 있다고, 네게는 돌아가 쉴 곳이 아직 있다고, 그러니 힘들면 찾아오라고 태양의 눈부신 숨결을 저렇게 높이 매달아둔 어머니. 심장을 모두 쪼아 먹히고도 다시 다음날이면 새 심장을 독수리에게 뜯어 먹힌 프로메테우스처럼.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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