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통증 심할 땐 ‘췌장암 말기’… 가족력 있으면 정기 검진해야
등 통증 심할 땐 ‘췌장암 말기’… 가족력 있으면 정기 검진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5.28 15:19
  • 호수 7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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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의 진단과 증상
췌장암이 생기면 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은 췌장에 종양이 생긴 모습.
췌장암이 생기면 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은 췌장에 종양이 생긴 모습.

복통·황달·식욕부진 등 나타나… 소화기 장애와 유사해 구분 어려워

췌장염 등 위험인자 있는지 확인… 복부 초음파보다 CT검사 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췌장암에 걸리면 등이나 허리 통증이 심하다는 정보를 듣고, 등 통증이 생기면 일단 췌장암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췌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이후에도 복통과 함께 황달이나 소화불량, 식욕부진, 피로감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등이나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일부로, 수술할 수 없을 정도의 진행성 췌장암에서 나타난다. 복부와 등의 통증이 심하다면 이미 췌장암 말기라는 이야기다. 

국가암등록통계 용어 중에 ‘5년 상대생존율’이라는 게 있다.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비(非) 암환자와 비교한 것으로, 상대생존율이 100%면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생존율이 같다는 의미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4%인 것에 반해 췌장암은 12.2%에 머물렀다. 췌장암 환자 10명 중 1명만 완치된다는 의미다. 그만큼 췌장암은 발견되기가 쉽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췌장은 간과 위 사이에 위치한 기관으로 우리 몸의 소화 기능과 내분비 기능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장기다. 음식물 중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소화에 필요한 소화즙과 효소를 많이 만들어뒀다가 식사 후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넘어올 때 효소를 배출해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다.

췌장은 흡수된 영양분이 피를 타고 돌다가 각각 필요한 장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갖고 있다. 몸의 당 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몸속 당 수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당뇨 악화됐을 경우 췌장암 검진을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있어도 막연한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소화 장애 정도로 일상에서 많이 겪는 소화기 장애 증상과 유사해 위장관질환과의 구분이 어렵다. 

만약 위·대장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는데, 지속해서 복통이 있다면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췌장암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50대 이상에서 처음 당뇨병이 진단됐거나, 그동안 앓아왔던 당뇨병이 악화했을 때에도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간혹 허리와 등 통증으로 척추센터를 찾았다가 췌장암을 발견하는 환자도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으로 진단된다. 등 통증이 주요 증상이며 대부분 식욕부진과 체중감소 등이 같이 나타난다. 

췌장암에 따른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됐다는 의미이며, 전신상태도 상당히 좋지 않다. 실제로 50세 미만에서 △췌장암 가족력도 없고 △만성 췌장염도 없고 △기타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 증상이 없을 때 췌장암으로 진단한 적은 거의 없다. 

막연히 등이 아파서 췌장암을 검사하기보다는 췌장암과 관련된 다른 동반 증상의 유무를 파악하고,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지 확인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의 가족력, 만성 췌장염, 오랜 기간 당뇨병, 췌장 낭성종양(주머니 모양 종양) 등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며 “이러한 환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가능한 조기에 췌장암을 진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 검사로 놓치기 쉬워 정밀 검사 필수

이에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CT 검사를 일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췌장암을 진단하거나 병기를 측정하는데 유용한 검사로, 검사자에 따른 오류가 적어 병변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크기가 작은 암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장내 공기가 많거나, 비만이 심하면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췌장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 췌장을 관찰하기 어려워 췌장암의 스크린 검사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일반 복부 CT 검사에서 췌장암이 없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췌장 정밀 CT 검사, MRI 검사, 내시경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술로 종양 부위 완벽히 제거

췌장암으로 진단되면 암 발생 부위를 포함해 주변 림프절까지 수술로 완벽하게 제거하는 절제술이 필요하다. 암 조직을 잘라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췌장암 수술을 받을 수 있으려면 암이 주위 혈관을 침습하지 않고, 간이나 폐로 전이가 없는 1, 2기에 속해야 한다.

보통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진단받은 환자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수술이 가능해도 췌장 자체가 십이지장과 담도, 담낭, 비장 등 각종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암을 제거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서다. 절제 후에는 음식이 내려가는 곳을 제대로 재건해야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에 재건술을 하는 데에도 총 6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인에 해당하는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피하는 것이 좋다. 먼저 금연을 해야 하며,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적절한 체중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 교수는 “흡연과 비만은 췌장암 발생빈도를 증가시키므로 금연과 음식조절,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췌장암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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