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62] 파이어족
[알아두면 좋은 지식 62] 파이어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6.04 13:51
  • 호수 7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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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저축‧투자로 조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

‘근검절약’, ‘부업 등으로 소득 늘리기’, ‘최대한 많이 저축하기’, 그리고 ‘현명하게 투자하기’까지. 이른 나이에 은퇴를 꿈꾸는 이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소개한 ‘파이어족’이 되는 방법이다. 파이어(FIRE)족이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일반적인 은퇴 연령인 50〜60대가 아닌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직장 생활을 한다. 20대부터 소비를 줄이고 수입의 70〜80% 이상을 저축하는 등 극단적 절약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부자가 되겠다는 것보다 조금 덜 쓰고 덜 먹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이어족은 생활비 절약을 위해 주택 규모를 줄이고, 오래된 차를 타고, 외식과 여행을 줄이는 것은 물론 먹거리를 스스로 재배하기도 한다.

이러한 파이어족은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러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중심으로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주로 고학력·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일에 대한 불만족, 높은 청년실업률,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 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불확실성과 주식 투자 열기 등이 겹치며 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 파이어족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지난 3월 국내 밀레니얼세대(만25~39세) 투자자 25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기 은퇴를 꿈꾸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5.9%가 ‘그렇다’고 답했다. 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들의 평균 희망 은퇴연령은 51세고, 이들이 목표하는 평균 은퇴자산은 13억7000만원이었다. 

그러면 은퇴자금을 얼마나 모아야 조기 퇴직이 가능할까. 파이어족이 필요한 생활자금과 이에 따른 목표자산을 설정할 때 흔히 ‘25배의 법칙’을 쓴다. 연간 생활비의 25배를 모으면 조기 퇴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년에 40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25배인 10억원을 모으면 된다. 이 종자돈으로 주식,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연평균 5~6%의 수익이 꾸준히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4% 정도의 생활비만 인출해 사용해도 물가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설문조사 결과의 평균 목표 은퇴자산 13억7000만원에 대입하면 연 생활비로 5480만원(연 4% 적용), 월 457만원을 쓸 수 있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에서 발표한 2019년 부부기준 적정노후생활비 월 268원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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