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과 망치족지… 꽉 끼는 신발, 하이힐 오래 신으면 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과 망치족지… 꽉 끼는 신발, 하이힐 오래 신으면 발가락 변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6.11 15:12
  • 호수 7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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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 뼈가 튀어나오는 ‘무지외반증’… 변형 심하면 수술해야

발가락이 망치처럼 구부러지는 ‘망치족지’… 패드 이용해 압력 분산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날이 더워지면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시원한 신발을 찾게 되지만 아무리 더워도 샌들이나 슬리퍼 등을 신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변형된 발 때문인데, 발가락 변형은 육안으로도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 노출을 꺼리게 된다.  발가락 변형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무지외반증과 망치족지가 있다. 무지외반증과 망치족지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하이힐병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밖에서 안으로 구부러지면서 뼈가 튀어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외관상 문제뿐 아니라 튀어나온 뼈 부분이 신발과 닿아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발가락 관절이 붓기도 하고 발가락뼈를 둘러싸고 있는 골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의 발병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신발 착용이나 생활 습관 등에 의한 후천적인 요인이 있다. 유전적인 요인으로는 선천적으로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휘어지는 경우이다. 

또한 평발인 경우 보행 시 지면에 닿는 발바닥의 면적이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넓기 때문에 평소 발 안쪽에 체중 부하가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엄지발가락 변형이 가속화되고 무지외반증을 부르는 요인이 된다.

이같은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최근에는 잘못된 신발 착용 등의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병되는 비율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하이힐과 같이 몸이 앞쪽으로 쏠려 엄지발가락에 과도한 압력을 주는 신발이나 앞 코가 뾰족하고 매우 꽉 끼는 구두를 장기간 착용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무지외반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여성의 신발이 무지외반증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때에는 굽이 높은 신발을 신지 않더라도 변형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가족 중 무지외반증 환자가 있는 여성이 하이힐 같은 신발을 자주 신으면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발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착용하거나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에 발가락 보조기(발가락 분리 보조기)를 착용하면 발의 변형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다. 이 보조기는 평상시 발가락 사이에 끼고 활동하면 된다. 

김유근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무지외반증은 발에 있는 내재근 간의 균형이 깨져 휘게 되는 것”이라며 “휘어진 각도에 따라 경도와 중등도 이상의 상태로 나눌 수 있고, 중등도 이상은 변형이 심해 수술적 치료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수술은 과거엔 튀어나온 뼈만 깎는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돌출부의 뼈를 자르는 것 이외에 뼈의 정렬을 잡아주는 절골술, 인대수술 등의 작업을 같이 시행하며, 주변의 인대나 근육, 관절주머니 등을 함께 교정해 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식으로 진행된다.

김 원장은 “교정시술을 하면 변형도 교정되고 통증도 나아지는데 대부분 휘어진 엄지발가락을 방치하고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과 증상이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망치처럼 구부러진 ‘망치족지’

발가락이 구부러진 모습이 망치처럼 보인다고 해 이름 붙여진 망치족지는 발가락이 구부러지면서 발가락의 바닥 부분과 등 부분이 신발에 닿아 굳은살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가락의 첫째 마디에 주로 증상이 생기지만 심해지면 발가락의 뿌리 부분이 부어오르거나 저절로 탈구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에게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감각이 둔해져 궤양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망치족지의 가장 큰 원인은 발 사이즈에 맞지 않는 좁은 신발을 신는 것이다. 발가락 사이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 꽉 끼는 신발이나 굽이 높아 발가락 앞쪽으로 체중의 하중이 집중되는 신발을 신으면 발가락 근육들의 기능이 약해지고, 발가락이 굽는 변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발가락이 신발과 닿지 않도록 발가락 부분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망치족지는 병변의 진행 상태에 대한 평가 후 단계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신발 변형과 함께 패드를 이용해 압력을 분산시키는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이는 변형을 유발하는 힘을 제거해 줄 수 있다. 단, 증세를 완화시킬 뿐 변형을 교정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통증이 계속되면 발가락을 펴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진호선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두 번째 발가락이 구부러져서 발등 쪽으로 튀어나와 신발과 마찰되다 보면 세 번째, 네 번째 발가락도 같은 변형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약간의 변형이 있더라도 발가락 운동을 하고 신발을 잘 골라 신으면 변형이 심해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발가락 변형 막는 예방법

평소 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을 강화시키면 발가락 변형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발생한 변형이 악화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우선 엄지발가락 발등 쪽으로 나머지 발가락은 발바닥 쪽으로 굽히는 동작이나 발가락을 벌리고 모두 모으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바닥에 수건을 놓고 발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연습도 효과가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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