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
최종수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2.0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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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문화 갈증 풀어줄 것

노년세대 복지정책 공간에만 국한 안타까워
일본·유럽·미주지역 전문가 초빙 포럼 열 계획
지역별 특성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서두를 것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방문화원을 ‘실버문화거점센터’로 육성, 지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전국 223개 지방문화원은 저마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문화의 보존, 계승에 이바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100개 문화원이 노인문화 발전을 위한 ‘실버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지방문화원이 노인문화의 구심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문화원의 연합체인 한국문화원연합회가 1월 30일 정기총회를 열고 현 최종수(68·제26대)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과천문화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최종수 회장은 추사연구회장, 경기도향토사연구협의회장, 성균관 자문위원 등 국내 역사문화연구에 정통한 문화전문가다. 최종수 회장을 만나 실버문화거점센터 계획을 비롯해 노인문화 육성에 대한 계획을 들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27대 회장으로 추대됐는데.
지난 1월 30일 총회에서 26대에 이어 27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지난해 전임회장이 물러난 뒤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회장직을 맡아왔다.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문화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지방문화원을 찾아다녔다. 문화원 원장들을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했는데 행정·재정적지원이 부족하고, 주민들의 문화인식이 낮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전통문화 계승에 적극적 태도를 갖고 있는 자치단체장을 통해 희망도 엿보았다.
문화원은 앞으로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발전할 것이다. 문화원은 현재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 여러 가지 제도적, 법률적 문제 등 많은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방문화원은 국가의 보호, 지원이 강조된다. 문화원은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에서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문화원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고,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노인문화에서도 문화원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고령화사회를 경험하면서 국가적으로 노인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경로당, 복지관 등 정부가 노년세대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으로 노인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노년세대에게 문화적으로 접근, 문화생활을 통해 나머지 인생을 즐기면서 보람 있게 살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문화예술 전문기관은 문화원이 유일하다. 문화원은 지역문화의 토대며, 힘이다. 문화원이 추구하는 실버문화교육은 단순한 문화예술교육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년세대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스스로가 주체가 돼 활동하는 적극적인 문화 활동에 초점을 맞춰 국가 차원의 고령화 시대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실버문화거점센터의 궁극적 목표와 방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실버문화프로그램 예산으로 100개 문화원에 지급했던 복권기금 15억원을 올해부터는 국고로 전환해 150개 문화원에 1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문광부는 올해 10대 추진과제 중 하나로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실버문화 프로그램 확충을 포함시켰다. 생산적이고 가치지향적인 실버문화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노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리고, 세대 간 교류협력 사업으로 문화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올해 사업계획을 세웠다.
또 보다 내실 있는 실버문화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집중할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매년 시행하던 ‘실버문화축제’는 격년으로 바꾸고, 축제 등 행사성 사업을 줄이는 등 축제 예산을 내실 있는 실버문화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방문화원의 실버문화학교 운영 현황은.
지난해에는 전국 100개 지방문화원에서 실버문화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실버문화학교를 운영하지 않는 문화원에서도 다양한 노인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문화원에 더해 50개 지방문화원에 추가로 실버문화학교를 확충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유형별로는 공연형 42개, 강연형 19개, 제작체험형 19개, 특색 및 복합형 20개 등으로 분포돼 있다. 대덕문화원의 장승고을 ‘액맥이 주걱’ 만들기 등 지역특색을 살린 제작체험활동을 비롯해 구리문화원의 ‘전래놀이 연구회’ 등 전통놀이 알림·계승프로그램, 실버밴드와 극단, 마술사 양성 교육 등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의정부문화원의 실버밴드 ‘실버오브락’은 공연을 통해 노년세대의 끼와 열정을 여실히 보여줬다. 또 솟대나 매듭 등 제작체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큰돈을 손에 쥘 수는 없지만 직접 번 돈으로 손자손녀의 용돈을 챙겨줄 수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둔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원이 매년 증가하면서 연합회와 지방문화원 실버문화학교 운영자 간의 원활한 피드백을 위한 장치도 필요하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을 연합회의 중간점검 등을 통해 수시로 체크하며 문화원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연합회의 올해 중점 사업은.
지난해 실버문화 복지정책과 관련된 국내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올해는 시야를 넓혀 해외 실버문화전문가를 초청해 포럼을 가질 예정이다. 노인문화복지 선진국인 일본을 비롯해 유럽, 미주지역 전문가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될 것이다. 또 지역의 노년층과 젊은층의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할아버지·할머니옛날이야기, 추억 등을 구술하는 프로그램을 전국 문화원에서 시행해 그 구술내용을 책자로 발간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 노인문화의 현주소는.
정부가 노년세대를 위한 복지정책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년층의 현재 위치를 찾아주는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가 부모를 모실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효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복지가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가정에서 부모를 편안하게 모실 수 있도록 복지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노인문화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어르신들은 문화에서 소외돼 온 계층이다. 올해부터 정부가 나서 예산을 지원하는 일은 매우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점차 노인문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사업계획과 연합회 운영 방안은.
실버문화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에 있어 단기적 효과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성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또 지역별로 특성 있는 노인문화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문화원연합회는 중앙부처 차원에서 지방문화원에 보다 효과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2월까지 지역별 특성화 프로그램 공모를 받아 사업자를 선정하고, 3월부터 실버문화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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