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르' 눈 떨림에 대한 오해와 진실… 피로, 카페인 섭취가 주요 원인
'파르르' 눈 떨림에 대한 오해와 진실… 피로, 카페인 섭취가 주요 원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6.25 14:35
  • 호수 7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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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떨림 증상은 마그네슘 부족 등 단순 영양 결핍 외에도 중추신경계통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어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 떨림 증상은 마그네슘 부족 등 단순 영양 결핍 외에도 중추신경계통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어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마그네슘 등 영양부족 탓으로 돌려… 중추신경 질환이 원인일 수도

한쪽 얼굴이 수축되며 눈 떨릴 땐 ‘안면경련’… 보톡스·수술로 치료 가능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것이다. 흔히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마그네슘, 칼슘 등의 전해질 성분이 필요하고, 부족하면 눈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눈 떨림의 원인은 단순히 영양 결핍 때문만은 아니다.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유일한 교수는 “눈 떨림을 단순 영양 결핍으로만 인식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스트레스, 피로, 카페인 과다 섭취, 음주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특히 중추신경계통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어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실제로 외래환자 10~20명 중 1명 정도가 뇌종양, 다발성경화증일 때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이상 증상 계속되면 병원 찾아야

눈 떨림은 근섬유가 지속적이고 리듬 있게 기복이 있는 움직임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눈꺼풀 잔떨림’으로 마치 피부에서 벌레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떨림은 근육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뇌 신경이 근육을 수축시키라는 명령을 내리면 근육이 신호에 반응해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기능 이상이 발생하면 신경 흥분이 억제되지 못하면서 떨림이 나타나게 된다.

주로 근육이 민감해지면서 발생하는데, 눈 주변 근육의 탈수 현상이나 피로, 과로, 스트레스와 영양소 불균형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신 피로, 눈의 피로, 카페인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면 눈 근육이 긴장하고 눈이 피로해져 눈꺼풀이 떨릴 수 있으며, 안구건조증도 안구 표면에 자극과 염증을 유발해 눈 떨림을 일으킬 수 있다.

영양불균형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마그네슘 부족이 대표적인데, 이때에는 녹황색 채소나 멸치, 현미, 참깨, 콩, 유부, 견과류 등을 섭취해 보충해야 한다.

이 외에도 드물게는 눈 알레르기가 있으면 가려움과 함께 눈물이 많이 흐르는데 이때 눈이 가려워 비비면 히스타민이 눈꺼풀과 눈물로 방출되면서 떨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 처방으로 눈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밖에도 눈 주변에 안면신경질환, 뇌종양 등 다양한 질환에 의해서 눈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단순 눈 떨림은 증상이 계속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즉 피로, 카페인 과다 섭취, 스트레스, 음주 같은 유발요인을 없앤다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보톡스로 호전 가능, 심하면 수술도

만약 단순 눈 떨림이 아닌 한쪽 얼굴이 전체적으로 수축하면서 눈 깜빡임을 유발하는 얼굴 반쪽 연축이 있다면 ‘반측성 안면경련’을 의심해야 한다. 

뇌신경 중에서 제7번 뇌신경을 ‘안면신경’이라고 하는데, 안면신경은 눈, 볼, 입 등 얼굴근육의 운동기능을 담당한다. 만약 혈관에 의해 안면신경이 눌려 신경이 압박되면, 의지와 상관없이 눈 떨림과 입주위에 경련이 발생하는데 이를 안면경련이라고 한다.

주로 얼굴의 한쪽에서 나타난다고 해서 ‘반측성 안면경련’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만성으로 진행된다.

안면경련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에서부터 경련이 시작된다. 심해지면 눈이 감기고 입꼬리가 떨리며 위로 딸려 올라가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경련이 일어나는 횟수가 잦아지고 지속 시간도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쪽 근육의 비대칭 발달이 이뤄지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안검 경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눈꺼풀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양쪽 눈이 감기는 증상이다. 눈꺼풀 운동을 담당하는 근육의 불규칙한 수축으로 나타나며, 안구건조증, 스트레스, 밝은 빛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안검 경련증 초기에는 눈부심이 생기거나 눈물이 나오면서 눈을 자주 깜빡거리고, 나중에는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에는 약물 복용과 보톡스 주사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보톡스 치료는 재발이 잦으며 2~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에 보통 미세혈관감압술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뇌혈관이 뇌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에 특수재료를 끼워 넣어 뇌혈관에 의한 압박을 감소시키는 수술이다. 

단, 수술에 앞서 떨림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볼 전체나 눈꺼풀 외에 다른 부위의 얼굴이 떨린다면 염증성 신경병이나 뇌줄기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머리 MRI 검사, 얼굴신경자극검사, 근전도검사를 시행해 감별한다.

◇눈 떨림 예방법

눈 떨림은 육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 상태의 적신호다. 눈 떨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양질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음이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 흡연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이라면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고, 평소 적당한 안면 근육 운동이나 눈 주변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눈 떨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 교수는 “눈 떨림이 다양한 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증상이 한 달 이상 이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중추신경계 이상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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