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서울 구로구지회 소속 은빛봉사단클럽 “봉사하면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보게 돼요”
대한노인회 서울 구로구지회 소속 은빛봉사단클럽 “봉사하면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보게 돼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6.25 15:01
  • 호수 7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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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서울 구로구지회 소속의 은빛봉사단클럽 회원들이 설맞이 ‘희망 떡국 떡’ 나눔 행사를 한 뒤 기념촬영했다.
대한노인회 서울 구로구지회 소속의 은빛봉사단클럽 회원들이 설맞이 ‘희망 떡국 떡’ 나눔 행사를 한 뒤 기념촬영했다.

경로당·홀몸 어르신에 반찬 만들어 배달…경로당 방역도

2020년 노인자원봉사 우수사례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 및 홀몸 어르신들에게 밑반찬과 송편 전달, 김장나눔행사 참여, 저소득층 청소년 및 홀몸 어르신 가정에 떡국용 떡 전달, 경로당 코로나 방역 및 환경정화 활동, 바자회 수익금 이웃돕기성금 기부….

대한노인회 서울 구로구지회 소속의 은빛봉사단클럽(코치 겸 단장 양진수)이 펼치고 있는 각종 봉사활동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봉사는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다. 매달 두 번씩 장조림·진미채·멸치볶음 등 100인분의 반찬을 만들어 경로당과 홀몸 어르신 가구에 전달해오고 있다.

20명의 70~80대 여성 어르신만으로 구성된 은빛봉사단클럽은 각기 타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던 중 2018년 노인회를 통해 하나가 됐다. 뒤늦게 남성 어르신 한 명이 클럽에 합류하면서 ‘여성 봉사단’이란 수식어를 뗐다. 

양진수 클럽 코치(80·항동 매화빌라 항서경로당 회장)는 “60세가 되던 해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우연히 알게 된 대한노인회를 통해 만난 회원들과 뜻이 맞아 클럽을 만든 후 지금껏 재밌고 보람차게 봉사를 해오고 있다”며 말했다.

회원들은 격주에 한 번씩 구로 5동에 위치한 구로구지회 식당에서 반찬을 만든다. 오전 10시 경, 양 코치와 지회 직원들이 시장에서 반찬 재료를 구입해 5명이 한 조가 돼 오후 2시부터 3~4시간 반찬을 만든다. 과거 식당을 운영했던 양 코치가 맛있게 조리하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노인에겐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유일한 남성인 안병성 부단장(69)이 큰 도움이 된다. 공무원 출신의 안 부단장은 부친이 적을 둔 새마을경로당(오류1동)을 오가다 노인회를 알게 됐다. 

안 부단장은 “여성 어르신들 힘으로는 커다란 솥에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드는 일이 버겁다”며 “음식 재료를 옮기거나 배달 일을 맡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주방에 들어갈 일조차 없었다가 반찬 만들기 봉사를 하면서 틈틈이 요리를 배워 집에서 솜씨를 발휘하기도 한다”며 “제가 만든 음식을 먹어본 아내가 ‘맛있다’며 ‘봉사할 만 하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은빛봉사단클럽은 겨울에 김장김치, 명절에 송편을 만들어 홀몸 어르신이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 가정에 전달하기도 한다. 수혜 대상은 주민센터에서 선정해준다.

차양자 코치는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갖다드리면서 안부도 여쭙고 말벗도 해드리면 너무나 좋아한다”며 “봉사를 하면 세상을 좀 더 따듯한 눈으로 보게 되고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을 위해 한 행동이 회원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얘기다. 

은빛봉사단클럽은 코로나19 사태로 음식 제공이 제한되자 대신 동네 곳곳을 청소하거나 경로당 코로나 방역을 돕는 일에 시선을 돌렸다.  

이 클럽은 지속적이면서도 성실한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020년 노인자원봉사활동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은빛봉사단클럽을 관리·지원하는 홍경숙 구로구지회 경로과장은 “지회 산하 4개 자원봉사클럽 중 은빛봉사단클럽 어르신들은 청년 못지않은 뜨거운 열정에 남다른 희생정신으로 종종 사비를 들이면서 봉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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