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대한노인회 경기 안양시 만안구지회장 “84세로 노인회 첫 3선 회장에…건강 허락해 가능”
이창원 대한노인회 경기 안양시 만안구지회장 “84세로 노인회 첫 3선 회장에…건강 허락해 가능”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7.02 14:15
  • 호수 7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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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돕는 일에 앞장서… 빈 박스 차에 싣고 다니다 폐지 줍는 노인에게 나눠줘 
노인일자리·경로당활성화에 탁월한 성과…중앙회·연합회 최우수기관 선정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참으로 영광되고 기쁜 일이다. 8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앞으로 어르신이 우울증과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대한노인회 첫 3선 회장이 된 이창원(84) 경기 안양시 만안구지회장의 소감이다. 이 지회장은 지난 6월 15일, 14대 만안구지회장 선거에 단독 등록해 지회장에 당선됐다. 이는 단독 출마 시 별도의 찬반 인준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한다는 내용의 개정된 선거관리규정 제38조에 의거해서다.

지난 6월 말, 안양시 만안구 냉천로에 위치한 만안구지회에서 이 지회장을 만나 세 차례 당선의 배경과 앞으로의 각오 등을 들었다. 안양시 만안구지회의 경로당은 107개, 회원은 5120명이다. 안양시 만안구 인구는 23만8000여명, 노인인구는 3만8876명이다.   

-경로당 회원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은.

“80세 이상은 2차까지 다 맞았고 70세 전후 회원들은 1차 접종을 마치고 2차 접종을 기다리는 중이다. 우리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경로당 부분 개방을 한 지회 중 하나다. 경로당 개방을 서두르자는 최대호 안양시장님의 뜻에 따라 7월 1일, 경로당을 전면 개방한다. 급식도 정상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단 2차 접종을 마친 회원에 한해 식사가 제공된다. 다행히 회원 중에는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한노인회 역사상 첫 3선이다. 

“올해 3월, 3선 출마의 기회가 주어진 이후 전국에서 3명이 지회장 3선에 도전했으나 낙마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래서 이번 당선이 더 관심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비롯 전국에서 많은 회장님들이 축하와 격려의 전화를 주셨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3선의 의미라면.

“건강이 허락한다면 세 번까지도 노인을 위한 봉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할까. 물론 더 젊고 유능한 후배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기를 바라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하다면 계속 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떻게 3선이 가능했나.

“우선 일상생활 속에서 노인을 돕는 일을 해왔다. 제 차에는 항상 신문지, 빈 박스, 빈병 등 재활용 폐지가 실려 있다. 길에서 폐지 줍는 노인을 만나면 그걸 나눠주곤 한다. 그런 분을 만나지 못하면 폐지를 돈으로 바꿔 지회 현관에 맡겨두었다가 형편이 어려운 노인에게 나줘 주곤 한다. 그리고 연말에는 경로당서 모은 성금을 노인들에게 전달도 한다.”

-폐지를 모으게 된 계기는.

“새마을협의회장을 할 때 가진 게 별로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돕는 방법이 무얼까 궁리하다 찾아낸 게 부지런히 노력하는 거였다. 돈으로는 얼마 안 되겠지만 폐지를 모으는 이들에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안양시 만안구지회 부회장들.<br>
안양시 만안구지회 부회장들.
이창원 안양시 만안구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br>
이창원 안양시 만안구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 두 번째 배경은 회원들의 건강 관리와 장례에 크게 기여한 점이다. 지회는 병원, 장례식장과 업무협약을 맺고 회원들에게 비용 절감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이 지회장은 “굿닥터튼튼·우리·나은·샘·중화한방종합병원 등 5개 병원, 장례식장과 협약을 맺고 진료·치료·수술비와 장례비용 감면의 도움을 준다”며 “방금도 협약을 맺은 치과에 ‘우리 회원이 가니 최대한 잘 부탁드린다’는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건다고. 

“간호사는 좀 더 친절하게, 의사는 좀 더 세심하게 진료해주고, 원무과에선 덜 좀 받도록 직접 부탁을 하는 거다. 살다보면 한 밤중에도 상을 당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런 때에도 전화를 걸어 ‘우리 회원이니 최대한 잘 해 달라’고 부탁하면 10분 내로 차를 보내주고 이후의 절차도 잘 안내해준다. 처음 상을 당해 당황하는 유족에게는 심적․경제적으로 위안이 될 것이다.”

-지회 운영 면에선 어땠는가.

“일자리 창출, 경로당활성화 사업에 큰 성과를 거둬 중앙회와 연합회로부터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회원배가운동을 펼친 결과 6개월만에 회원 1800명이 늘기도 했다.”

-경로당 시설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다. 시에서 공기청정기, 노래방 기기, 안마의자, 한궁 등 고가의 건강․편의시설을 다 보급해주었다. 외창은 쌍창으로 바꿔주고 도배도 2년에 한 번씩 해줘 낡은 경로당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안양시청이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보다.

“물론이다. 안양시장께서 코로나 이전까지만도 지회의 신년·송년회, 노인대학 수료식, 경로당 개소식 등에 참석해 격려해주셨다. 지난 6월 초 경로당 부분 개방을 앞두곤 저와 함께 경로당을 순회하며 회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코로나 방역 수칙 등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노인일자리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올해는 수리산지킴이(160명), 경로당돌보미(105명), 우리(안양)천지킴이(80명), 노노케어(35명)와 재능나눔(70명) 등 총 450명이 참여한다.”

이창원 지회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고향에서 공무원 생활을 16년여 하다 서울로 올라와 자동차 관련 사업을 크게 벌였다. 사회활동을 접고 안양9동 아파트경로당 총무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은 후 경로당 회장(6년), 만안구지회 이사· 감사·부회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경기연합회 부회장이자 서부협의회 회장으로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사업을 크게 했다고.

“서울 테헤란로에 삼일자동차학원, 정비학원, 자동차 3사 부속가게를 운영했다. 1970년대 초 하루에 50~60명씩 학원 등록을 할 정도로 자동차면허 붐이일었다. 은행 직원이 우리 회사로 와서 경리직원과 함께 정산을 할 정도였으니까(웃음).”

-경로당 회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노인들은 야유회를 좋아하지만 그들을 여행에 모시고 갈 사람이 없다. 경로당에서 부산, 포항에도 가고 3박4일간 제주도를 수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그 덕분에 우리 경로당에는 우울증이나 치매에 걸린 회원이 한 명도 없었다.”  

-4년 더 봉사하려면 체력도 따라야 한다.

“올해 84세로 아픈 데도 없고 귀도 잘 들리고 눈도 잘 보인다. 건강검진을 하면 다 정상이다. 새벽 5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간 산책하는 외에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다.”

이창원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재임 때도 단독으로 나와 한 표의 반대도 없이 100% 찬성표를 얻었다”며 “지금까지 살아온 낮은 자세로 노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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