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도병 노인들 58년만에 졸업식
학도병 노인들 58년만에 졸업식
  • 황경진
  • 승인 2009.02.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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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고 출신 어르신들의 ‘때늦은 졸업식’이 열렸다.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가하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졸업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반세기를 훌쩍 넘어 졸업장을 받게 된 것.


졸업장을 받기 위해 58년 만에 다시 학교를 찾은 올해 78살의 이현기 어르신은 “이제는 자식들에게 당당한 졸업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어르신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녔다면 1951년 8월에 3회 졸업장을 받아야 했다.
이 어르신은 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서울대 섬유공학과에 진학해 당시로서는 꿈의 신소재였던 나일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군인의 길을 걷게 됐다. 전쟁이 터지면서 다른 동기생들과 함께 학도병을 지원했고, 다시 보병학교를 졸업한 뒤 보병장교 신분으로 전쟁에 나갔다. 휴전 뒤에는 육군 항공대 조종사로 복무하며 월남전에도 참전했다.


이 어르신은 “전쟁에서 숨진 친구들이 오늘 자리에 오지 못한 것이 참 가슴 아프다”며 “그러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젊음을 바친 것은 고귀한 희생이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함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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