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상담사에 도전하는 곽삼덕씨
노인성상담사에 도전하는 곽삼덕씨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2.19 08:49
  • 호수 15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 상담 받는 것 부끄러워 마세요"
▲ 청소년, 주부,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담활동을 펼치던 곽삼덕(65)씨가 최근 노인성상담사에 도전했다. 사진은 곽씨가 청소년에게 상담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니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했지요. 노인성상담사요? 나이가 드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던걸요.”

곽삼덕(65)씨는 전직교사다. 근 20여년을 꿈 많은 여고생들과 함께 했다. 화통한 성격, 특유의 친화력을 갖추고 있던 곽씨를 학생들은 많이 따랐다. 학생들은 문제가 생기면 곽씨를 찾았고 해결해 주려고 애썼다. 그래서일까. 퇴직을 한 뒤에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사가 됐다. 최근엔 노년세대들의 성(性)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자 노인성상담사에도 도전한다.

곽씨가 본격적으로 상담사로 나서게 된 때는 2000년. 퇴직 후 무엇인가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에 평소 관심을 가졌던 상담활동을 펼치고자 마음을 먹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들었던 생각이에요. 문제가 있는 아이들 뒤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학생들을 야단치는 것보다 그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그를 상담사의 길로 접어들게 한 계기가 됐다. 곽씨는 상담사가 되기 위해 9년 전 한 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해 유료전화상담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상은 20대 젊은이부터 나이든 어르신들까지. 직장 동료와의 문제를 비롯해 부부관계, 자녀문제, 가족불화 등 상담 내용도 다양했다.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고충들이 쏟아져 나왔다. 상담 후 밝아진 상담자들을 통해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전화상담사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화상담 서비스 홍보부족으로 반년 만에 활동을 접어야만했다.

두 번째 상담활동은 2007년에 서울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이뤄졌다. 6개월 동안 상담전문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 것. 같은 해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 전문상담요원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곽씨는 중학교에서 생활하던 시간을 잊지 못한다. 반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상담 활동을 하면서 눈에 띄게 달라진 학생들도 적지 않다. 지도에 따라 긍정적으로 변하는 학생들을 볼때마다 보람은 커져갔다. 담임선생님마저 포기한 지각대장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모닝콜을 자처, 습관을 고쳐 놓은 사례는 학교에서도 유명한 일화로 남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담임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서 생긴 문제를 척척 해결하기도 했다.

곽씨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면 해답은 간단합니다. 나이가 많다고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진실은 통하게 돼 있지요.”

곽씨는 최근 일반상담에서 성(性)상담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상담내용의 상당수가 성과 관련한 질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곽씨는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마련한 청소년 성교육 및 성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같은 해 11월 노인성교육 상담 교육도 수료했다.

곽씨는 이때 독신 노인의 성을 비롯해 여성·남성 노인 성상담 이해와 유형, 노인성상담의 실제와 상담사례, 노인 성폭력과 노인성매매 등 이론은 물론 토의와 시연을 거쳤다.

노인성교육 상담 교육을 받은 뒤 곽씨는 노년세대들에게 성교육 및 상담활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실감했다.

“노년세대들에게 성상담과 교육은 필요를 넘어 절실하다는 것을 실감했지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500만명 가운데 90만명이 홀몸 어르신이에요. 정상적인 부부도 성생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홀몸 어르신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노년세대들에겐 성이 도외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성관련 강의나 상담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르신들에게는 아직도 성에 대한 이야기는 부끄럽고 금기시 여겨지고 있다. 앞으로 노년세대들의 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를 물었다.

“제 나이가 올해로 65세가 됐습니다. 노년세대에 들어선 것이지요. 아무래도 젊은이들보다 많은 경험과 경륜을 쌓아왔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요. 어르신들이 고민과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유기 2010-01-26 14:25:43
누구든지 나이가 먹으면 옛날을 생각하고 아무일도 하지않고 있는데 그런데도 퇴직후 연구하고 교육을 받고 상담사로 일을 한다는것이 너무 행복해 보여요. 그리고 존경 합니다.
사회생활을 그렇게 보내면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힘이 생기겠지요.정말 하이팅입니다,

창희 2009-02-26 03:03:24
저는 독거 어르신들 돌봄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노인성상담사 자격 어떻게 취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