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산하 유튜브 채널만 벌써 30여개… 강원연합회 등 발전 가능성 보여줬다
대한노인회 산하 유튜브 채널만 벌써 30여개… 강원연합회 등 발전 가능성 보여줬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16 11:17
  • 호수 7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산하 유튜브 채널이 30여개로 늘어나면서 활성화되고 있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사진은 강원연합회가 전문 장비와 인력을 활용해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인 ‘실버토크쇼’의 한 장면.
대한노인회 산하 유튜브 채널이 30여개로 늘어나면서 활성화되고 있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사진은 강원연합회가 전문 장비와 인력을 활용해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인 ‘실버토크쇼’의 한 장면.

대부분 비대면 시대 대안으로 접근… 인력 등 부족해 지속성 미지수   

강원연합회는 좋은 기획‧꾸준한 교육 등 노력으로 인기 콘텐츠 만들어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유튜브가 한참 화제를 모으던 지난 2015년 12월,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회장 김완식)는 경로부장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에서는 몸펴기 체조교실 강사를 초청해 운동법을 알려줬는데 내용이 괜찮아 이를 촬영했다. 또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강원도경로당광역지원센터’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영상을 게시한다. 대한노인회의 이름을 단 최초의 유튜브 영상으로 기록된 이 영상은 5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중앙회를 비롯해 30여개 연합회와 지회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다. 그렇다면 대한노인회 유튜브 채널들은 연착륙에 성공했을까.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중앙회와 강원연합회는 지속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대부분의 채널은 코로나가 잠잠해진 뒤에도 지속될지 미지수다.

지난해 경로당순회프로그램, 노인대학 등 대면 수업이 어려워지자 서울 강동구, 인천 계양구 등은 발 빠르게 채널을 개설해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진행하고 경로당순회프로그램관리자(경로부장)가 이를 촬영하고 편집까지 도맡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내용 전달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준수한 완성도를 보인 영상들이 유튜브에 하나둘 게시됐다.

하지만 노인회 유튜브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80대 이상 고령이어서 PC‧스마트폰에 익숙지 않고 게다가 경로당마저 문을 닫아 홍보 및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지회가 올리는 영상 조회수 역시 100회 미만에 그치고 있다. 콘텐츠가 유튜브 주 시청층인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내용이 많은 점도 조회수가 적은 원인이기도 하다 .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운영 중인 ‘경로당 전문채널 KSCA TV’ 유튜브.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운영 중인 ‘경로당 전문채널 KSCA TV’ 유튜브.

가장 큰 과제는 지속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있다. 앞서 밝혔든 대한노인회 유튜브 채널은 코로나 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생겨났는데 이 상황이 잠잠해지면 운영도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회가 운영 중인 ‘경로당 전문채널 KSCA TV’가 매주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하며 서서히 자리잡고 있지만 그 외 채널은 상당수가 유지가 불투명하다.

실제 인천 계양구지회는 비대면으로 노인대학을 운영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영상을 게시했다. 인문학 강의를 비롯, 노래교실, 요가교실, 웃음치료 등 노인대학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올렸고 반응도 좋은 편이다. 다만 노인대학이 개강하면 자연스럽게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계양구지회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가 다시 확산돼 2학기에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노인대학을 운영하겠지만 대면 수업이 가능해지면 인력이 부족해 유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인력이 없고 경로부장 등 직원들이 겸업하는 것도 채널 유지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모 연합회의 경우 채널 운영 담당자가 퇴사하면서 본인 이름으로 개설했던 채널을 넘기지 않아 새로 개설해야 했다. 또 뒤를 이어 촬영‧편집을 맡은 인원이 부족해 유튜브 채널 운영 지속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에서 ‘강원도경로당광역지원센터’와 ‘강원도!! 경로당 속 이야기’ 채널을 운영 중인 강원연합회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강원연합회가 운영하는 두 채널이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방향성도 확실히 제시하고 있다.

강원연합회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경로당 홍보와 노인 이미지 제고, 그리고 젊은 사람들에게 어르신들의 지혜를 물려준다는 의미로 ‘할머니 손맛 찾기’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강원도 내 18개 시‧군지회별로 경로당을 하나씩 선정해, 회원인 여성 어르신들이 어머니 세대에게 배운 음식을 요리해 소개하겠다는 취지다. 처음부터 유튜브 채널에 게시할 것을 염두에 뒀고 이를 위해 강원연합회는 지역 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협동조합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촬영‧편집은 각 지회 경로부장에게 맡겼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영상 촬영 및 편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업무가 과중되지 않도록 경로부장 한 명이 제작하는 영상물을 연간 2~3개로 제한했다. 

‘할머니 손맛 찾기’는 예상대로 젊은 사람들도 즐겨보게 됐고 ‘속초시지회 가자미 식혜’ 편은 7월 14일 현재 조회수 5만8000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강원연합회는 강원도 경로당을 홍보하기 위해 ‘강원도!! 경로당 속 이야기’ 채널을 추가로 개설했다. 지난해부터는 전문 방송 장비와 인력을 활용해 실버토크쇼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대한노인회 최초로 유튜브 수익 창출도 목전에 두고 있다.

강원연합회 관계자는 “수익 창출을 하게 되면 경로당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7월부터는 퀴즈 형식을 빌어 경로당에서 찾은 노년의 지혜, 삶의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수하고 경로당 속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유퀴즈! 경로당 쓰리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8개 시‧군지회 31명의 경로부장이 각각 한 편씩 제작하고 강원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에서 4편을 제작, 총 35편을 채널에 업로드할 계획이다. 

김완식 강원연합회장은 “노인들의 삶의 지혜와 경로당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을 기록으로 보존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알려서 세대간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