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프로스포츠 흔드는 ‘도덕적 해이’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프로스포츠 흔드는 ‘도덕적 해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7.16 13:57
  • 호수 7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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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및 콘솔 게임으로 선수간 실력을 다투는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시범 종목으로 선정된데 이어 내년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명실상부한 스포츠의 한 종목이 됐다. 

헌데 e스포츠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성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 선봉에 섰던 게임은 ‘민속놀이’라고 불리는 ‘스타크래프트’(1998)다. 3040세대 중에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PC방 산업이 확산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스타리그’는 e스포츠의 성장을 견인하며 승승장구 했다. 2000년대 중반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된 결승전에는 10만명이 운집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임요환‧홍진호 등 스타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스타리그는 2010년 벌어진 한 사건으로 인해 속된 말로 망했다. 당시 최정상의 게이머였던 마모 씨가 저지른 승부조작 사건이 그것이다. 실제 이 사건을 계기로 근간이 탄탄하지 못했던 e스포츠는 급격히 흔들렸고 이후 ‘롤’(LOL)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아예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는 타 스포츠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2011년 국가대표 선수들도 가담했던 K리그 승부조작 사건, 2012년과 2016년 야구판에서 발생한 승부조작 사건도 이에 해당한다. 지난 6월에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수차례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던 윤모 씨가 승부조작으로 체포돼 또다시 충격을 선사했다. 조작에 참여해 받은 금액이 5억원에 달하고 이 돈을 모두 불법도박에 사용했다고 알려지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더 컸다. 

그리고 7월 14일 프로야구의 근간을 흔드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지난해 우승팀 NC다이노스의 주축 선수 4명이 호텔 숙소에서 지인 2명과 ‘치맥’을 함께 먹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인 2명이 먼저 확진됐고 동석한 선수 4명 중 3명도 뒤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림픽대표로 발탁돼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박모 씨는 코로나를 피해갈 수 있었다. 

평소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사건이지만 4차 대유행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벌어진 방역수칙 위반인데다가 이로 인해 프로야구 리그가 중단되기도 했다. 백신의 효과를 공개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 삼을 부분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올해는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야기한 만큼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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