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두통인 줄 알았더니 ‘뇌종양’… 치매로 오인도
단순 두통인 줄 알았더니 ‘뇌종양’… 치매로 오인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7.16 15:42
  • 호수 7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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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두통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두통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오심·구토를 동반한 두통 발생… 의심 증상 땐 CT 또는 MRI 검사 

뇌종양은 수술이 기본치료법… 수술 어려우면 ‘감마나이프’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뇌가 들어있는 머리뼈 속의 공간을 ‘두개강’(頭蓋腔)이라고 한다. 뇌종양은 이 두개강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종양을 의미한다. 

뇌종양은 선천적으로 발생한 물혹과 같은 양성 낭종에서부터 뇌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종류의 종양이 각기 다른 예후를 보인다. 타 장기의 경우, 초기에 병변을 포함해 광범위한 절제를 시행할 경우 대부분 예후가 양호하지만 뇌는 특성상 광범위한 절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종양의 발생 위치와 크기가 가장 중요하다.

◇뇌종양의 종류

뇌종양은 크게 뇌 자체(뇌 조직, 뇌막 등)에서 생긴 종양(원발성)과 신체의 다른 암으로부터 혈관을 타고 전이된 종양(전이성, 이차성)으로 나뉜다. 뇌 자체에서 생긴 종양은 다시 양성과 악성으로 나뉘는데, 양성은 전체 종양의 85% 정도로 대개 생명에 지장이 없다. 뇌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두개인두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문제는 악성이다. 악성 뇌종양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는데, 양성보다 훨씬 빨리 자라고 정상 뇌 조직을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악성신경교종, 뇌전이암 등이 있다.

전이성 종양은 원래 발생한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경과와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폐암이 뇌로 전이되기 쉬우며, 신장암의 경우 신장암 자체는 치료가 쉽지 않지만 뇌로 전이된 종양은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뇌종양의 증상

뇌종양은 발생 위치에 따라 뇌의 기능에 따른 여러 가지 증상으로 표현된다. 뇌종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두통이다. 뇌간에 종양이 생길 경우 안구운동마비, 운동마비, 감각마비 같은 뇌신경증후군과 심장박동,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소뇌의 경우에는 균형감각 소실,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한다.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 두정엽 등 뇌의 각 부분에서 담당하는 기능이 저하돼 신체 기능상실 외 공격적인 행동, 감정 및 성격의 변화까지도 일어난다.

그러다보니 뇌종양의 증상을 치매나 정신병으로 오인해 정신과에서 오랜 시간을 허비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뇌종양이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 검사를 해야 한다. 대개 CT에서는 종양의 유무 정도만 분별 가능하며, MRI에서도 종양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혈류 등을 보는 특수 MRI를 이용해야 한다. 이는 종양세포의 다양성, 종양의 혈류량, 종양의 대사 등까지 측정할 수 있어 수술 전 종양의 특성에 대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또한 혈관 분포나 주위 혈관 관계를 보기 위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며, 악성도를 알아보기 위해 단일광자단층촬영(SPE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검사도 시행한다.

◇뇌종양의 치료

검사를 통해 뇌종양이 발견됐으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기본적으로는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로 종양을 제거하지만, 종양의 위치에 따라 코나 눈을 통해 접근하는 내시경적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의 목적은 종양의 완전한 제거이다. 수술은 전신마취 후 두개골을 열어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정밀하게 종양을 제거한다. 종양이 자라면서 주변 뇌 조직에 밀착해 완전제거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신경학적 결손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절제를 하는 것이 예후가 좋다. 부분 절제만 가능한 경우에는 남아있는 종양을 적게 해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치료의 효과가 커질 수 있도록 한다.

수술이 어려운 위치에 병소가 있거나 내과적 문제 등으로 마취 및 수술이 어려운 상황에는 방사선 치료 중 하나인 감마나이프 수술을 권장한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크기가 작은 양성 뇌종양(수막종, 신경초종) 질환이다. 또한 전이성 뇌종양(수막종, 신경초종) 환자에게도 기존의 방사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감마나이프의 작동원리는 우리가 돋보기를 이용해 종이를 태울 때 한 점에 초점을 맞춰 빛을 모으는 것과 같다. 감마나이프 수술시 각도를 조절해 병변에만 방사선을 집중해 조사하는 식이다. 병변과는 상관없는 정상적인 뇌 조직에는 적은 양의 방사선만 통과하게 되므로 방사선에 의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뇌종양이 자라나는 것은 뇌종양을 이루고 있는 세포 크기가 점차 증가하기 때문이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감마선으로 뇌종양세포 DNA의 합성 억제도 유도해 세포의 증식을 막으며, 뇌종양과 연결된 혈관의 혈액 공급을 차단해 뇌종양의 증식을 막기도 한다.

뇌종양이 두려운 종양이긴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처럼 안 좋은 결과만 낳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양성종양에서 큰 후유증 없이 완치가 가능하고 악성 종양에서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경우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조경래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종양은 특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뇌종양의 경우 크기에 따라 수술의 위험도가 증가하므로 증상이 있을 때 빠르게 검사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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