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줄기 약해지거나 자주 마려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치료
소변 줄기 약해지거나 자주 마려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7.23 14:53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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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 압박… 요주저·잔뇨감·빈뇨 등의 증상 발생 

방치 시 방광염 등 불러… 호르몬억제제 등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김용훈(67) 씨는 평소 소변 줄기가 약한 데다 간혹 끊어지기도 하고 피곤하면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는 증상이 수년간 있었으나 늙으면 다 그런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그냥 지내왔다. 그러자 점점 증상이 심해졌고 가까운 병원의 비뇨기과를 찾아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비뇨기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신체기관 중 하나다. 우리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으로, 문제가 생기면 여간 귀찮고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밤마다 소변 때문에 수시로 잠에서 깨고, 너무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어질 수 있다.

이 중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나이에 비례해 발병률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방광 아래에 위치하며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무게는 15~20g,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 한 크기다. 

배뇨와 생식기능에 관여하며,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은 정자의 영양분이 되고 요도의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길이 좁아지게 되는데 이는 결국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전립선비대증’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노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은 방광 출구와 요도를 감싸고 있는 호르몬 기관으로, 전립선액을 분비해 정액을 만들고 정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림은 정상 전립선 모습(왼쪽)과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전립선은 방광 출구와 요도를 감싸고 있는 호르몬 기관으로, 전립선액을 분비해 정액을 만들고 정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림은 정상 전립선 모습(왼쪽)과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전립선비대증 증상

크게 보아 소변 시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증상으로 구분한다. 배뇨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 있다. 

저장증상은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방광 속에 저장돼있는 소변으로 인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이 발생하고, 더 진행하면 신장 기능이 악화하면서 신우신염이나 급성전립선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립선암 발생과는 상관이 없다.

간혹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에서 소변줄을 삽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환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술 마신 후나 감기약을 복용한 뒤 급성 요폐가 많이 생기는 만큼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음주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증상 초기에는 배뇨습관 개선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증상이 환자가 견딜만한 수준인 경우 일정 기간 경과를 관찰한 뒤에 좌욕, 배뇨습관 개선, 수분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 등으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뇨습관 개선이나 식이요법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치료가 권장된다. 약물치료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을 완화 시켜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중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호르몬억제제는 남성호르몬이 전립선 비대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변화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용 약은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한 번 1정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직장생활에 바쁜 남성들도 간단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됐다고 약을 끊으면 또다시 전립선이 커질 수 있으므로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은 약물치료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이 계속되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혈뇨가 지속될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수술치료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이 대표적이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은 소변이 나오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집어넣은 뒤 내시경에 부착된 특수기구를 사용해 커진 전립선 조직을 긁어내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에 1.8mm 두께의 도관을 삽입해 전립선으로 가는 동맥을 찾아 색전 물질을 투입하고 혈관을 차단해 환자의 배뇨 관련 이상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다. 전립선 동맥이 차단되면 자연스럽게 전립선이 수축되고 전립선 비대에 의한 증상이 호전된다. 

이 교수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다만 수술 후 남은 전립선 조직이 노화와 더불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배뇨와 전립선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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