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13개월만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 남북관계 개선, 북미대화 재개될지 촉각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13개월만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 남북관계 개선, 북미대화 재개될지 촉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7.30 13:28
  • 호수 7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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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사태로 인해 끊겼던 남북 간 군 통신선이 6·25 전쟁 정전협정일에 맞춰 13개월여 만에 전격적으로 복구됐다. 이로써 그동안 끊어졌던 남북대화가 다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는 7월 27일 “남과 북은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북한도 동시에 “수뇌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 쌍방은 모든 북남 통신 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신선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서신 교환을 했고, 그 과정에서 합의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남북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다”면서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통화를 진행했다. 통일부는 “이전처럼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정기 통화를 제안했으며, 북측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2019년 2월 ‘하노이 결렬’ 이후 2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은 6·25 전쟁의 총성을 멈췄던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8주년 되는 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통신선 복원은 북한이 그간 도발과 협박을 일삼던 대결적 태도에서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 쪽으로 선회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조치로 볼 수 있다. 북한이 곧바로 본격적인 대화에 나설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북남 수뇌분들의 합의’를 내세운 만큼 당분간은 유화적 흐름을 유지하며 대외 행보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전향적으로 남북 간 통신 채널을 복원한 데에는 북한의 경제난과 이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 가능성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재 대북제재, 코로나19에 따른 강력한 국경 봉쇄 조치, 태풍으로 인한 수해 등 ‘삼중고’로 경제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이유로 북한이 백신 등 국제사회와의 보건 분야 협력과 인도적 지원 제안에 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이나 식량난 해소를 위한 지원을 놓고 두 정상이 얼굴을 맞댄다면 회담 후 관계 진척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번 통신선 복원 과정에서 남북 수장이 친서를 교환했다는 것은 그동안 끊어진 남북대화를 잇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친서 내용에 코로나와 폭우 상황에 대해 조기 극복과 위로 내용이 포함돼 있어 두 사람이 만나 한반도 현황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미 소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통신선 복구에 환영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외교·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즉, 남북 통신선 복원을 북미대화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고비도 적지 않다. 당장 북한은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선 규모를 조정할 필요성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미국은 한국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은 앞으로 남북 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남북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나갈지가 관건이다. 남북대화 재개의 발판이 마련된 만큼 이산가족 상봉, 9·19 군사합의 후속 조치 이행,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현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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