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철곤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장 “경로당 회장 임명장, 이사회서 전달…사기진작·책임감 효과 커”
곽철곤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장 “경로당 회장 임명장, 이사회서 전달…사기진작·책임감 효과 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1.08.13 15:00
  • 호수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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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회장·경로당 회장에 통신비 지급 등 선거공약 실현해 “보람”

노인대학장 6년간 봉사… 색소폰 배워 경로당·요양원서 공연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 회장은 노인회의 ‘첨병’과 같아 합당한 대우가 따라야 한다.”

대한노인회 곽철곤(74) 전북 남원시지회장은 ROTC(학군단) 장교 출신답게 경로당 회장을 군대에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첨병에 비유했다. 곽 지회장은 “일선에서 수고하시는 경로당 회장의 활동비 명목으로 통신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첫 번째 선거공약을 지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며 폭염 속에서도 경로당 순회를 이어오는 곽 지회장을 8월 초 전북 남원시 충열길에 위치한 남원시지회에서 만나 남다른 경로당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곽 지회장은 2019년 8월에 취임했다. 남원시지회는 23개 분회, 495개 경로당, 회원 1만6191명이 있다.

-경로당 회원의 코로나 백신 접종은 어떤 상태인가.

“98%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회원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는 지금까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로당을 오전 10시부터 5시간 개방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많이들 나오신다.”

-코로나 방역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노인일자리와 연계한 경로당안심방역단 360명이 방역에 앞장서고 있다. 지회가 제공하는 소독제, 손걸레로 어르신들이 일주일에 세 차례 경로당 문손잡이 등을 닦고 소독한다. 그리고 지회 예산으로 체온측정기를 보급해 경로당 출입 시 발열 체크한다.”

-취임 2년째이다. 그간의 성과라면.

“가장 먼저 한 일이 남원시장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을 요청한 것이다. 처음엔 법적 근거가 없어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조례를 세심하게 검토해 지원 규정을 찾아냈고, 그것을 근거로 끈질기게 건의한 결과 작년부터 예산에 반영돼 지원해주고 있다.”

-분회에서도 요구가 있을 텐데.

“분회장과 분회 사무장에게도 올해부터 지급하고 있다. 비록 액수는 작지만 차차 인상해나가기로 시장께 구두약속을 받아냈다.”

-선거공약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로 큰 공약이 일자리 확대이다. 일자리는 여가선용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도움이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는 경로당안심방역단을 비롯해 건강코스지킴이, 노노케어 같은 일자리에 총 560명이 참여하고 있다. 건강코스지킴이는 남원시를 관통하는 요천의 환경정화도 하면서 건강관리도 하는 것이다.”

곽철곤 남원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곽 지회장 오른쪽이 임창만 사무국장.
곽철곤 남원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지회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곽 지회장 오른쪽이 임창만 사무국장.

남원시지회는 일자리 참여자들에게 남다른 편의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직원현장근무제로 지회의 일자리 담당 직원이 권역별로 나눠 출장을 나가 일자리사업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참여일지를 수령하고 현장여론도 수렴하는 것이다. 

곽 지회장은 “어르신들이 지회까지 오는 번거로움을 덜고 교통비도 절감될 뿐 아니라 행정적인 절차도 수월해져 대단히 만족스러워한다”며 “코로나 사태로 대면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민간취업 분야는 어떤가.

“이곳은 기업체가 적어 구인처 자체를 찾기가 힘들다. 아파트 경비나 관리가 고작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센터장 혼자서 목표량(140명)의 105%를 달성했다.”

-공약을 보면 경로당 프로그램 보급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경로당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게 프로그램만한 것이 없다는 걸 느꼈다. 프로그램이 재밌으면 사람도 모이고 따듯한 기운도 돌지 않겠나. 농어촌희망재단, 전라북도평생교육원, 전라북도노인복지기금 공모사업에 당선돼 매년 5000여만원을 지원 받아 신나는 건강체조, 민요·가요교실, 첨벙첨벙 목욕사업, 토탈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상태라 아쉬움이 크다.”

-지역의 기관·단체 등에서도 경로당 지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남원의료원, 남원시보건소, 남원국립국악원,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등 15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건강관리, 문화공연, 경로당지원사업 등 어르신 지원 네크워크를 구축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임창만 사무국장은 “남원중앙새마을금고에서 소화기 600대, 남원전기안전공사에서 가스차단기를 지원받아 경로당에 전달했다”며 “지난해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경로당과 수재민에게도 수자원공사 등 여러 기관과 사업체를 통해 지원 받은 위문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느낀 점은?

“일부 경로당에서 사소한 감정으로 회장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회원이 있었다. 투명한 운영을 위해선 회계를 도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남원시장과 협의해 퇴직공무원 출신 중 경로당 회계지도원 30명을 선발해 투입하려고 한다.”

-시청의 노인회 지원이 잘 되는 것 같다.

“남원시장께서 어르신을 지극정성으로 모신다. 경로당 화장실에 미끄럼방지매트를 깔아주고 경로당 한 곳당 실버카 5대씩을 보급하고 입식으로 바꿔주는 사업도 협의 중이다.”

곽 지회장은 경로당활성화를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지회장이 직접 경로당 회장 임명장을 전달하는 것이다. 곽 지회장은 “그전까지는 임명장을 써서 내려 보냈지만 사기진작과 책임감 부여의 취지로 이사회에 참석시킨 가운데 직접 임명장을 전달한다”며 “그에 대한 반응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곽 지회장은 이밖에도 경로당 회장의 생일에 축전을 보내 격려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해 회원들로부터 큰 호감을 얻고 있다. 

원광대를 나온 곽철곤 지회장은 ROTC 장교로 강원도에서 복무했다. 군 제대 후 중등장학사, 중등교장 등 교육공무원을 지냈다. 남원시재향군인회장, 남원시청소년상담소장을 지냈고 현재 남원교육청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대한노인회 남원시지회 부설 노인대학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평생을 교육계에 헌신했다.

“남원의 주요 교육기관에서 근무한 덕에 곳곳에 제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그런 점이 노인회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된다(웃음). 담임은 아니었지만 보건복지부장관도 제자 중 한 명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지회 노인대학장으로 들어와 6년간 봉사했다. 해외로 졸업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노인대학이 활성화 됐다. 노인대학 안에 청춘색소폰동아리를 만들어 경로당, 요양원 등에 공연봉사를 나가는 것이 보람 중 하나다.”

곽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현 지회 건물이 낡은데다 엘리베이터, 주차장도 없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며 “남원시장, 지역 국회의원에게 예산을 지원받아 임기 내에 지상 3층의 단독회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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