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 맨드라미
작열하는 8월의 태양 아래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곳
광성보에 활짝 핀 맨드라미를 본다
물기 하나 없는 척박한 땅에
돌봐주는 이 없어도
뜨거운 태양과 맞서
용하게도 버티고 서 있는 계관화(鷄冠花)
넓적한 꽃대 위에
수많은 잔 꽃들이 빽빽하게 핀
붉그레한 닭벼슬의 네 모습은
신미양요의 분노를 삼키며
지금도 감시하는 듯하다
오늘도 뜨거운 바람만 불어오지만
민족의 혼을 일깨우기 위해
강화해협을 지키는 요새에서
하늘 보고 꿋꿋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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